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걸 용서해줄래?

4. 겨울, 위로의 계절

by 신지음



따뜻했던 낮이 지나고 차가운 바람이 담겨있는 밤이 오면 언제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었는지도 짐작하지 못할 만큼 차가운 밤이 찾아온다. 차가운 밤은 까만 밤을 만들어내고, 까만 밤은 숨어있던 수많은 별이 제 빛을 낼 수 있게 도와준다. 별이 제 빛을 내는 동안 사람들의 하루도 천천히 마무리된다.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와 크게 한 번 숨을 내쉰다. 하루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면 그래도 내일은 달라질 거라는 기대가 있다는 걸 의미한다. 포근한 이불속에서 안락한 하루의 마무리로 끝내려면 내일이 달라질 수 있는 행동을 해야만 한다. 내일이 달라지기를 바라는 이유는 하나다. '사랑해'라는 말을 변함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길 바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랑해'라는 말이 어려울 때가 있다.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감이 들 때면 불안한 감정은 '초조함'이라는 감정을 끌고 온다.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면 이 사랑을 감당하지 못할 것만 같다. 감당하지 못할 걸 알기에 목까지 올라온 '사랑해'라는 말을 차마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사랑하지 않아서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너무나 사랑하는데도 불구하고 용기가 없어서 내뱉지 못한다. 행복하지 않을 때 사랑해라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마 '사랑해'라는 말에 '너를 행복하게 해줄게'라는 내용이 내포되어서 인가보다. 행복하지 않은 기분으로는 도저히 '사랑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게 쉽지 않다.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사람이 어떻게 사랑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사랑해'라는 말에는 큰 책임이 따르기에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해라는 말을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은 어땠을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관없이 그저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 했던 사람에게 결국은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 '사랑해'라는 말을 내뱉는 게 쉬워질까. 기분이 좋고 안정될 때만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어떤 기분이든 상관없이 사랑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에 진심을 다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너와 내가 어떤 하루를 보냈든 행복하게 해줄게"




'신지음 계절집'의 사계절 중 '겨을 : 위로의 계절'편 입니다.

4계절의 이야기가 틈틈히 올라올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