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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음 Jan 07. 2022

디지털 디톡스로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기

스마트폰과의 이별 상자




여러 가지 고민들과 걱정들로  삶이 흐릿하게 보일  내가 했던 가장 좋은 방법은 스마트폰을 끊는 것이었다. 물론 사람과 대면하고 있지 않더라도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스마트폰을 완벽하게 끊을 수는 없다. 그래서 방법은 '최대한'멀리 하는 .


*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스마트폰을 절대적으로 멀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마트폰과의 이별이라는 건 파편적이고 분절적인 정보들(예를 들어 가십거리 뉴스나, 불필요한 유튜브 시청, 인스타그램 피드 넉 놓고 구경하기 등)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용도로 쓰였다. 스마트폰으로 일을 하는 사람에게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니다.


'스마트폰과의 이별'의 시작


나에게는 '스마트폰과의 이별'이라는 상자가 존재한다. 2년 전부터 처박아두던 이 상자를 다시 꺼내보았다. 만들어진 지 한참 된 이 상자는 나에게 깊은 사유가 필요할 때마다 도움을 주던 상자였다. 깊은 사유가 필요한 순간에는 꼭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야 만다. '스마트폰과의 이별'이라고도 부른다.


이 상자를 알게 된 건 동생이 학교에서 '스마트폰과의 이별'이라는 상자를 만들어 집에 오고 난 후였다. 핸드폰 보관함에 색지를 두르고 '핸드폰과의 이별'이라고 적혀있던 이 상자를 보고 난 후 나만의 상자를 만들었고, 업데이트 끝에 아래와 같은 상자가 완성되었다.


스마트폰과의 이별 : 스마트폰 이별 상자 제작기


지금은 꼬질꼬질해진 상자지만 괜히 비싼 돈을 들여 따로 상자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집에 남아서 뒹구는 스마트폰 상자를 가져다가 마음에 드는 명언을 잘라 붙이기만 하면 끝이다. 본인이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도 되고, 힘이 나는 사람의 사진을 가져다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 굴러다니는 스마트폰 상자가 없다면 새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가족들에게 달라고 이야기해보자. 지금은 꼬질꼬질해진 상자지만 괜히 비싼 돈을 들여 따로 상자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집에 남아서 뒹구는 스마트폰 상자를 가져다가 마음에 드는 명언을 잘라 붙이기만 하면 끝이다. 본인이 직접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도 되고, 힘이 나는 사람의 사진을 가져다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집에 굴러다니는 스마트폰 상자가 없다면 새로 스마트폰을 구매한 가족들에게 달라고 이야기해보자.


요즘 박스가 튼튼해서 좋긴 좋다. 그래도 이미 상자가 있는 나는 지금 당장 다시 만들 필요는 없으니 패스.



'스마트폰과의 이별' 상자의 규칙


스마트폰과의 이별 상자의 규칙은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그렇기에 직접 만들어서 본인에게 맞는 규칙을 찾아 적용하면 그게 가장 좋은 스마트폰과 이별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스마트폰과의 이별에 관해 규칙을 따로 만들어 두지는 않았다. 다만 스마트폰과의 이별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습관을 공유하고자 한다.



1. 22:00부터는 전화가 아니면 답장하지 않는다. 

자기 전까지 핸드폰을 붙잡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블로그와 인스타를 기웃거리거나 얻고 싶은 정보가 없음에도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들어가 하얗고 복슬복슬한 강아지 '사모예드'를 1시간 동안이나 넋 놓고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가 '오분 순삭'에라도 빠지면 '지붕 뚫고 하이킥'과 '무한도전'의 알고리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러고 나면 꿈속에서 개꿈을 꾸거나 쉼 없이 일을 하면서 선잠을 자게 되고 아침에도 개운하지가 않다. 핸드폰을 멀리하고 책을 읽다가 자거나 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고 자면 오히려 다음날 아침을 개운하게 맞이할 수 있다.

*

봐봐... 이러는데 알고리즘에 어떻게 안 빠져... 사모예드는 봐줘야지... 유재석은 봐야지.... 오분 순삭은 봐야지.... 빠져나오지 못한다. 아예 접근을 줄이고 필요한 정보만 검색하고 끄자!!:) 그리고 '치팅데이'처럼 어느 날은 또 막 풀어주자. 그전에 핸드폰을 멀리 두고 잔 다음날 아침이 얼마나 상쾌한 지 알게 된다면 핸드폰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2. 카카오페이지를 보지 않는다.

카카오톡으로 답장을 하고 나면 꼭 옆 페이지로 넘어가서 카카오페이지에서 제공하는 불필요한 가십거리 기사들을 보곤 한다. 그래서 처음 카카오페이지가 나왔을 때도 나도 모르게 1시간씩 멍하니 가십거리 기사들을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카카오 고객센터에 카카오페이지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를 아예 없애버리는 게 불가능하다면 보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시킬 수밖에 없다. 아니면 핸드폰을 멀리하거나.

아래로 내리고 내리면서 결국 끝까지 찍고 나서야 멈추게 되고 나는 지쳐있는 magic....



3.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의 입장에서 사용한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 모두 소비자의 입장에서 사용할 때는 흘려나가는 시간이었다. 물론 원하는 정보를 검색해서 얻고, 우연히 꼭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부분은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에서 자동으로 뜨는 알고리즘을 통해 멍하니 시간을 축낼 때가 많다. 필요한 게 있을 때는 종이에 적어두고 한꺼번에 몰아서 검색을 하자. 그러고 나면 확실하게 스마트폰을 상자 속에 집어넣자.


꼭 위의 사이트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상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 좋다. 과거의 나는 이런 것들을 멀리했던 사람이었다. 몇십 분 심지어 몇 시간이 날아가 버리니까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었다. 더욱이 무기력이 심해지면서 하루에 10시간씩 핸드폰으로 웹서핑을 하곤 했다. 나의 일과는 오지도 않는 잠을 더 자고, 최대한 잠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먹고, 웹서핑을 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소비자의 입장에서였다. 생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니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설렜고, 피드백이 기대되었다. 그러니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탈바꿈해보자. 잘하기 위해서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의 일부를 기록하거나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인터넷에 접근할 때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4. 스마트폰을 얼마나 했는지 시간을 측정한다.

아이폰을 쓴다면 '스크린타임'이 자동으로 깔려있다. 그걸 이용하면 하루에 얼마큼 핸드폰을 사용하고, 주로 어떤 이유로 핸드폰을 사용하는지, 몇 번이나 핸드폰을 켜는지도 알 수 있다. 갤럭시를 사용했을 때는 '넌 얼마나 쓰니'라는 시간 측정 어플을 사용했었다. 예전에는 2주 정도 출석체크를 하면 광고를 제거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기능이 사라져서 구매를 해야 광고가 사라졌던 것 같다. 아무튼 유용했던 어플이었다. 이 어플의 가장 좋은 점은 아침마다 오는 명언이었는데, 그 명언이 가장 핸드폰 바탕화면에 뜨면 하루 종일 지우지 않고 핸드폰을 켤 때마다 그 명언을 보면서 힘을 냈었다. 좋은 명언이 많이 배달 온다. (그 덕에 다른 명언 어플을 이것저것 다운로드하여 봤지만 유목민 생활을 전전하다 모두 다 삭제했었다.)

* 나의 아이폰 스크린 타임은 개인정보(핸드폰을 너무 많이 했음)로 비공개�



5. 집중해야 할 때는 핸드폰을 멀리 둔다.

제일 핸드폰을 멀리 두는 시간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카톡 알람이 뜨지 않도록 설정을 해놨었다. 그래서 내가 보고 싶을 때 카카오톡을 열어서 몽땅 답장을 하곤 했고, 대부분의 카톡이 매일매일 안부를 전하는 친구들과의 카톡이었기에 만나자는 약속을 할 때는 전화가 오곤 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바로 답장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알람이 뜨도록 해두었다.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 글을 쓸 때나 책을 읽을 때 핸드폰을 옆에 두면 핸드폰이 반짝거리면서 알람이 왔다고 뜨곤 했다. 중간중간에 집중력이 흐려졌고 혼자만의 공간에 있음에도 분리된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핸드폰을 뒤집어 놓는 방법도 좋지만 핸드폰과의 이별 상자에 핸드폰을 넣어 두는 것만큼 오롯이 혼자 있다는 기분이 들지 않기도 하고, 하고 있는 것을 끝내고 개운하게 사람들과 연락할 수 있어서 상자 안에 넣어두는 게 더욱 좋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을 것 같다. 꼭 나처럼 스마트폰을 상자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는 방법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테니까. 마음이 번잡한 사람이나 집중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사람에게는 디지털 디톡스를 추천하곤 한다. 디지털 디톡스의 가장 좋은 점은 마음이 차분해진다는 것이다. SNS는 점점 빨라지는 추세다. 짧은 시간과 짧은 글, 짧은 사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긴 글을 읽기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유튜브에서도 인스타그램처럼 '쇼츠(shorts)'나왔다. 하지만 파편적인 정보를 모으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파편적인 정보에 필요한 정보가 있는 경우는 드물고, 자극적이고 분절적인 정보에 익숙해지다 보면  사고는 어려워진다. 때문에 충동적으로 선택을 하거나 생각이 뚝뚝 끊겨 정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순간에는 '핸드폰과의 이별' 많은 도움이  것이다. 물론 며칠 만에 기적적인 변화는 힘들겠지만, 내가 직접  년동안이나 틈틈이 해본 결과 확실히  사고를 하는  있어 도움을 주었다.


 방법이 당신에게도움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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