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독립

기록 #17

by 아인슈페너

당신과 함께

결혼해서 기뻤어

우리 가족을 위해서

앞만 보며 달려왔어

그러다 보니

내가 놓고 온 게 있었어

바로 "나"를 두고 왔어


정신 차려보니

조급하게 달리고 있었어

당신과 아이는

한참 뒤에서

같이 가자 소리쳤어

듣지 못했어

잘 따라오는 줄 알았어


한참 서서 기다리는데

당신과 아이가

너무 답답했어

소리쳤어

빨리 오라고 소리쳤어


아직 갈길이 멀기에

계속 소리쳤어

당신이 그랬어

"여보 우리 이제 다 왔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니

이미 도착해 있었어


불안했어

"달릴 줄 밖에 모르는데"

무서웠어

"걷는법을 아직 모르는데"


당신이 나에게 와서 말했어

"그동안 고마웠어. 이제 독립할 때야"


하늘을 바라보고

한참 생각했어


그리고 결심했어

다시 돌아가자

나를 찾아오자


아내에게 말했어

"여보 나 잠시 나갔다 올게"


아내가 대답했어

"조심히 잘 다녀와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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