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울림이 손끝으로 남아 있는 시간
불이 꺼진 방에서 아이는 기타를 내려다본다.
끊어진 줄 위에 손끝이 멈춰 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지만, 방 안은 조용히 숨으로 차오른다.
연주를 멈춘 뒤에 손은 마지막 음을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이미 지나간 음의 자리를 더듬는다.
소리는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
멜로디가 빠져나간 자리, 그 빈칸에 오히려 더 선명해진 감각.
아이의 손끝은 아직 끝나지 않은 곡 앞에 서 있다.
숟가락을 내려놓고 고개를 드는 아이의 눈 안에는 쉽게 닫히지 않는 문 하나가 남아 있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마음이 그 틈 사이로 조용히 흘러나온다.
이 마음은 말보다 오래 남고, 설명보다 먼저 도착한다.
하루가 끝날 즈음, 아이는 잊힌 이름을 속으로 두 번 불러본다.
소리 내지 않아도 되는 이름,
불러도 대답하지 않는 이름,
그러나 부르지 않으면 더 아파지는 그 이름.
기타는 가끔 숨처럼 낮게 운다.
지나간 손의 온기, 한때 울렸던 음의 자리,
그 모든 것이 공기 속에 번져 남아 있다.
음은 사라졌지만, 울림은 여전히 방 안을 떠돌고 있다.
아이의 손끝은 다시,
멈췄던 곳을 향해 움직인다.
닿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돌아오지 않을 메아리를 향해.
어둠 속에서 기억은 귀가 아니라 몸에 자리한다.
한 사람의 침묵이 다른 사람의 손끝에서 다시 울기 시작할 때가 있다.
말하지 못한 것들이 소리보다 먼저 전해지는 순간.
그 조용한 진동 위로 이름 없는 숨결이 스며들고, 그것은 결국 한 줄 선율이 된다.
아들아,
말보다 먼저 울리는 것은 언제나 손끝이었다.
네가 아직 설명하지 못하는 마음들,
그 모든 것을 그 손끝이 대신 말해줄 것이다.
떠난 이름을 가장 오래 기억하는 것은 입이 아니라 손이다.
가장 조용한 음은 언제나 가장 깊은 곳에서 시작되어
조금 늦게,
그리고 가장 슬프게 도착한다.
끝내 사라지지 않고,
언제나
그 손끝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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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렛 위 저편〉
불 꺼진 방,
아이의 손끝이
끊긴 줄 위에 머문다.
숨소리만
조용히 번진다.
소리는 없다.
손끝은 여전히
마지막 음을 더듬는다.
멜로디의 빈자리에
사라진 울림이 맴돈다.
숟가락을 내려놓은 아이,
그 눈 안에
닫히지 않는 문 하나.
말보다 오래 남은 마음이
틈 사이로 흘러나온다.
하루의 끝,
잊힌 이름을
소리 없이 두 번 불러본다.
기타는 가끔
숨처럼 낮게 운다.
지나간 손의 온기,
울림의 자리,
공기 속에 번져간다.
아이의 손끝은
다시,
멈춘 곳을 향해 나아간다.
닿지 못한,
돌아오지 않을 음.
어둠 속에서
기억은
자신을 넘겨 듣는다.
한 사람의 침묵이
다른 이의 손끝에서
다시 울기 시작한다.
그 조용한 진동 위로
이름 없는 숨결이 스며들고,
그것은
한 줄의 선율로 되살아난다.
아들아,
말보다 먼저
울리는 손끝이
너를 지켜줄 것이다.
떠난 이름을
가장 오래 노래하는
너의 손끝에
가장 조용한 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