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수록 사라지는 것들에 대하여
처음엔
더하기부터 배운다.
손가락을 접으며
하나, 둘,
숫자가 늘어날수록
기억의 어떤 장면은
소리 없이 밀려난다.
빛 하나,
불리지 못한 이름 하나,
문턱에 멈춘 말 한 조각이
하루라는 빈칸에 스며든다.
출석부의 동그라미,
주머니 속 두 번 접힌 쪽지,
시험지 구석의
지워지지 않는 틀린 답.
복도 끝, 꺼진 형광등 아래
누군가 흘린 울음은
기록 어디에도 적히지 않는다.
무게는 쌓이고
자리는 숫자로 환산되지만,
덧셈은 언제나
하나의 빈칸을 만든다.
숫자는 자라고
그늘진 시간들은
입을 다문 채
빛을 피해 눕는다.
상장은 빛났고,
연필심은 오후를 찢듯 꺾였으며,
벽지에 붙은 목소리는
하루의 끝자락에서 벗겨졌다.
마침표만 남긴 채
말의 숨결은
먼지처럼 흔들리고,
더할수록
얼굴은 희미해지고,
그림자는
겹겹이 어두워진다.
계산기는 스스로를 껐고,
책상 위엔
지워지지 않는
마이너스 하나가 남았다.
빛은 쌓일수록
투명해지고,
모든 덧셈은
결국, 잃음의 공식으로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