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로그인 #2. 질투의 스크롤 멈추기

닭발보다 매웠던 비참함에서 벗어나, 내 방 이불 속 평화로 로그인하기

by 있는그대

​질투가 나를 집어삼키는 금요일 밤

​"푸른 바다, 낭만적인 와인 한 잔, 그리고 내 인생 최고로 완벽한 일주일!"

​금요일 밤 11시, 침대에 누워 무심코 인스타그램을 켰습니다. 대학 동기였던 'A'의 릴스(Reels)가 화면을 가득 채웁니다. 모로코의 황금빛 사막을 배경으로 슬로 모션으로 걸어 나오는 그녀의 모습. 이어지는 사진은 샹들리에가 빛나는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입니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한 세상'이라는 해시태그가 박혀 있습니다.

​저는 그 릴스를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제 손에 들린 것은 방금 먹어치운 배달 음식 봉투였고, 제 배경은 널브러진 빨래와 치우지 못한 설거지였습니다. 순식간에 '내 인생은 왜 이 모양일까?'라는 질문이 영혼을 강타합니다. 입안에 남아있던 양념의 매운맛보다, 제 삶의 초라함이 주는 비참함이 훨씬 더 매웠습니다.

​문제는 그 고통이 타인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노트북 앞에서 컵라면을 먹고 있는 초라한 저 자신에게 분노하며, 내 마음이 스스로 만들어낸 가장 강력한 감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A는 저렇게 빛나는데, 나는 왜 이 늪에 빠져 있지?" 비교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순간, 저는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주인공이 됩니다.

​바로 그 찰나였습니다. 제 마음의 제어권이 갑자기 낯선 존재에게 넘어가는 기분이 든 것은요.


​[시스템 알림]

Buddha Mode Activated.

부처님이 당신의 마음에 로그인하셨습니다.

현재 계정: 질투 (Jiltu) / 불안정 레벨: 99%

긴급 동기화 중...


​부처님은 '새로고침' 대신 '전원 종료'를 택합니다

​부처님이 로그인하자마자 가장 먼저 일어난 변화는 의외로 덤덤했습니다. 평소의 저라면 질투심에 불타서 A의 과거 사진까지 스토킹하거나, 애꿎은 천장만 보며 한숨을 쉬었을 텐데, 제 몸을 조종하는 부처님은 아주 무심하게 핸드폰을 '툭' 던져버립니다.

​부처님은 제 안에서 올라오는 질투심을 혼내거나 "비교하지 마라"고 훈계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주 신기한 구경을 하듯 제 감정을 가만히 지켜보시더군요. '오호, 지금 이 몸의 주인께서 '질투'라는 이름의 뜨거운 연기를 뿜어내고 계시는군.' 마치 남의 집 마당에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듯 거리를 두고 바라보시는 겁니다.

​부처님이 제 눈(Eye)을 통해 세상을 보자, 조금 전까지 저를 괴롭히던 화려한 사진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부처님은 속삭입니다. "저 사진 속의 바다도, 저 완벽해 보이는 미소도, 결국은 스크롤 한 번에 사라질 픽셀의 조합일 뿐이지. 저게 진짜 저 사람의 인생 전부일까? 그리고 이 컵라면 용기가 진짜 네 인생의 전부일까?"

​"내 가치는 픽셀 속에 있지 않다"

​부처님이 로그인한 제 몸은 평소보다 훨씬 쿨하게 움직입니다. '나도 언젠가 저런 곳에 가야지' 같은 피곤한 다짐 따위는 하지 않습니다. 대신 부처님은 제 팔을 움직여 세수를 시키고, 널브러진 옷가지들을 대충 밀어내더니 깨끗한 이불을 펴게 합니다.

​그리고는 제 머릿속에 아주 간결한 메시지 하나를 띄웁니다.

"남의 인생 구경하느라 네 인생의 밤을 낭비하지 마라. 지금 네가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천국은 바로 이 포근한 이불 속이다."

​질투라는 감정은 사실 '나도 저만큼은 되어야 한다'고 믿는 가짜 내가 현실의 나를 공격하는 화살입니다. 부처님은 그 화살을 맞고 아파하는 대신, 그냥 활시위를 놓아버립니다. A의 행복이 내 불행의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부처님은 제 몸을 직접 움직여 증명해 보입니다.


​비교라는 지옥에서 퇴근하는 법

​부처님이 로그인한 금요일 밤, 저는 결국 인스타그램의 바다에서 익사하지 않고 무사히 육지로 올라왔습니다. 남의 화려한 조명 아래서 들러리를 서는 대신, 내 방의 소박한 스탠드 불빛 아래서 평온을 찾은 것입니다.

​비교는 미래를 위한 동기가 아니라, 현재를 파괴하는 독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그림자를 쫓아 살 필요가 없습니다. 내 삶의 빛에 시선을 고정하고 '지금, 여기' 내 인생이라는 방에 온전히 부처님의 지혜를 허락하는 순간, 지독했던 질투의 스크롤은 멈춥니다.

​잠들기 전, 부처님이 제 입술을 빌려 마지막으로 혼잣말을 남깁니다.

"오늘 하루도 애썼다. 너는 누구와 비교될 수 없는, 그저 너로서 충분한 존재다."

​그 한마디에 닭발의 매운맛처럼 남아있던 비참함이 씻겨 내려갑니다. 부처님이 로그인한 밤, 저는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달콤한 잠에 빠져듭니다.


​다음 에피소드 예고

다음 편에서는 "엄마의 잔소리 폭격, 부처님이 로그인해서 대신 들어준다면?"



​[유저 참여 공지]

지금 당신의 삶에도 '부처님 모드' 로그인이 필요한 순간이 있나요?

지독한 관계, 풀리지 않는 고민 등 부처님의 대리 플레이가 필요한 사연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다음 업데이트(연재) 시 부처님이 당신의 계정으로 직접 접속하실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