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닭들이 줄지어 선다.
깃털은 빛을 잃고
눈동자는 먼 곳을 본다.
발톱은 차가운 바닥을 반복해 딛는다.
오늘도 태양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에게 닿는 빛은
유리처럼 투명하고 차갑다.
소리는 멀리서 들려오고
그 안에서 우리는 서로를 본다.
울어도, 날아도
세상은 우리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저 닭장 안에서
날마다 같은 그림자를 만든다.
어쩌면
우리 마음속 작은 날개가
언젠가 부서질 바람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철창과 깃털 사이
조용히 숨죽인 아침이
반복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