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동화: “무너진 둑과 돌담 마을의 눈물”

by 팔뚝투쟁

옛날 옛날, 큰 강을 사이에 두고 두 마을이 있었습니다.
강 건너편의 풀잎 마을은 작은 초가집과 보잘것없는 밭을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었지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겨울이면 굶주림에 떠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반면 돌담 마을은 높고 두꺼운 담으로 둘러싸인 기와집들이 즐비했습니다. 창고마다 곡식이 가득했고, 잔치 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돌담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우리는 강한 자들이야. 풀잎 마을과는 달라.”


둑을 높이자는 외침

어느 해 장마가 시작되자 풀잎 마을 사람들은 다급히 외쳤습니다.


“둑이 너무 낮아! 강물이 넘치면 우리 마을은 순식간에 잠기고, 곡식도 사람도 다 떠내려가 버릴 거야. 형제 마을이여, 함께 둑을 높이자!”


그러나 돌담 마을 사람들은 팔짱을 끼고 콧방귀를 뀌었습니다.


“허허, 우리 곡식 창고는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지. 강물이 넘쳐도 풀잎 마을만 물에 잠길 뿐,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어. 너희가 가난한 건 너희 탓이지, 왜 우리 힘까지 빌리려 하느냐!”


그들은 심지어 웃으며 술잔을 부딪쳤습니다.
“둑을 높이는 건 게으른 풀잎 마을 사람들의 핑계일 뿐이야.”


강물의 분노

며칠 뒤, 하늘이 찢어진 듯 비가 쏟아졌습니다.
둑은 낮은 곳부터 무너져 내렸고, 풀잎 마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물바다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허우적거리며 외쳤습니다.


“도와줘! 곧 너희도 위험해질 거야!”


돌담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창고 위에 올라서서 비웃었습니다.
“물에 잠기더라도 풀잎 마을이 먼저지. 우리까지 오르려면 멀었어.”


그러나 강물은 풀잎 마을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둑은 연이어 무너졌고, 거센 물살은 돌담 마을의 높은 담을 단숨에 무너뜨렸습니다.


그들이 자랑하던 곡식 창고는 떠내려갔고, 기와집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잔치 소리는 비명으로 바뀌었고, 많은 이들이 물에 휩쓸려갔습니다.


뒤늦은 후회

겨우 살아남은 돌담 마을 사람들은 무릎을 치며 울부짖었습니다.
“아아, 풀잎 마을과 힘을 합쳐 둑을 높였다면 우리 창고도, 우리 가족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늦어 버렸습니다.



교훈

이 강의 둑은 바로 최저임금입니다.
둑이 낮으면 먼저 잠기는 것은 풀잎 마을(저임금 노동자)이지만, 둑이 무너지면 돌담 마을(정규직 노동자)도 똑같이 휩쓸립니다.


“나는 이미 높은 담을 쌓아 두었으니 상관없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 강물이 한 번 넘치면 담이든 창고든 구분 없이 다 무너져 내립니다.


둑을 함께 높이는 싸움, 곧 최저임금을 올리는 싸움은 모두의 집을 지키는 일입니다. 외면하는 순간, 결국 스스로의 안전까지 잃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