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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호 Oct 02. 2024

친구 사귀기

친구 사귀기


학원에서 원어민 선생님을 제외하고는 외국인 친구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아~ 나도 외국인 친구 사귀고 싶다.'
간절하였지만, 주변에 한국 사람들 뿐이었고, 외국인 친구를 어떻게 사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모임을 발견하였다.
검트리란 웹사이트에 커뮤니케이션 란이 있는데, 이곳에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친구들을 찾고 있었다.


예를 들어 '난 한국에서 온 다니엘인데, 친구를 사귀고 싶다'라고 글을 쓰면, 나에게 관심 있는 친구들이 메일이나 문자나 전화로 연락이 온다.
그렇게 난 커뮤니케이션 모임을 통해 호주 생활 인맥을 넓히기 시작하였다.
영어를 공짜로 알려주겠다는 어느 호주인의 모임에 가입하여 일주일에 한 번씩 영어 공부를 배우러 다녔고, 공짜로 머리를 잘라 준다는 말에 미용을 공부하는 독일 여자친구네 집에 가서 머리를 자른 적도 있었다.


내가 글을 쓰기도 하였지만 내가 쓴 글에는 답장이 없었기에, 누군가 친구를 구한다는 글을 보면 항상 메일을 보내 친구하자며 먼저 다가갔다.
그렇게 만난 사람들 중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렌지

이 친구는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호주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일본어, 필리핀어, 영어라는 3개국어를 할 줄 알았는데 한국어에 관심이 많아 언어교환 모임에서 만나게 되었다. 나는 이 친구에게 한글을 가르쳤고, 이 친구는 나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었다. 얼마 전에는 한국에 와서 한글 공부를 하고 다시 호주로 돌아갔다고 한다.


마야 누나

처음에 한국 사람인지 서로 모르고 영어로만 메일과 문자를 주고받다가 만나서 한국 사람인 걸 알고 서로 깜짝 놀랐던 누나다. 워킹홀리데이로 그 당시 모든 워홀러들의 드림잡인 오지잡(※ 오지잡: 호주인을 주인으로 두고 있는 최저임금을 보장해 주는 직업 뜻)을 하고 있었고, 나에게 오지잡에 대해 많은 조언을 주셨던 누나, 호주에서 결혼하셔서 아이낳고 잘 살고 계신다.


실비아

독일 워홀러로서 하루 시드니 관광 친구로 만난 적이 있었다.
외국인 여자친구와 처음 하는 데이트라서 가기 전부터 혼자 설레였었다.
그렇게 함께 시드니 시티타워와 만리비치 수족관에 다녀오고, 하루 잠깐 여행 친구로 만났지만,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실비아와 함께, 어깨 위에 손을 보면 얼마나 어색한지 알 수 있다.)

Puy

커뮤니케이션 모임을 통해 태국에서 온 푸이를 만났다.
푸이는 태국인인데, 푸이의 어머니가 호주인과 재혼하셔서, 호주에 오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 푸이를 만났을 때, 그녀는 나보다도 영어를 못했다.
나도 부족한 영어였지만, 나는 영어로 그녀를 리드했고, 그녀에게 영어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주제넘게 충고도 해주었다.
그녀는 영어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에 살고 있었다.
호주인의 새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집에서 얼마든지 영어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색한 점도 있지만, 영어가 어렵다 보니, 배우려 하지 않고, 포기하려 하는 상태였다.
또한 시드니에 그녀는 친구가 별로 없었기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였다.


난 그렇게 그날 푸이를 만나, 부족한 영어로 많은 대화를 시도하였다.
그리고 아마 이것이 그녀에게 자극이 되었던 것 같다.
그날 그녀는 그녀의 페이스북에 나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오늘 한국에서 온 다니엘이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이 친구는 호주에 온 지 2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나보다 영어를 잘한다. 나도 좀 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이 글을 보고 난 뒤 나는 나름 뿌듯했다.
그렇게 호주에서 푸이와 계속하여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리의 우정을 이어 나갔고 내가 시드니에 올 때면 푸이를 만나곤 하였다.
그녀를 통해 맛있는 태국 음식점을 알게 되었고, 태국 음식을 완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태국 여행에 가기 전 그녀로부터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태국 여행 중 그녀의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


지금은 시드니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하는 푸이, 한국에 귀국하기 전 서로 놀랍게 발전된 영어 실력을 보고 서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자극이 될 수 있었던 사람이란 것, 그날 이후 나는 나의 영어에 더욱더 자신감을 갖고 더욱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다.


Puy와 함께




이 밖에도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를 활용하여 인맥을 넓혔고, 필요한 물건이 있을 때 중고물품을 사기도 했고, 팔기도 했다.
그렇게 돈도 벌고, 저렴한 가격에 노트북과 핸드폰을 구입하기도 했다.


*인터넷 만남의 주의해야 할 점*

가끔 여자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변태들도 자주 등장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 여자한테 '한국어를 배우고 싶습니다'라든지, 한국, 일본, 타이완 등 아시아 여자에 대해 호기심이 있는 남자들이 이런 글로 친구를 사귄다고 유혹한 뒤 나쁜 짓을 한다고 하는 소문도 있으니, 의심이 가는 글들은 지혜롭게 피해 가는 센스를 발휘하자.


*기회를 찾아야 기회를 만든다 - 패티 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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