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Interview
시드니 시티에서 키친핸드로 일하면서도 나는 틈틈이 이력서를 보내곤 했다. 더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옮기고 싶기도 했고, 영어 인터뷰 경험을 쌓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러던 중, 호주의 스노우마운틴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보고 호기심에 메일을 보냈다. 얼마 뒤, 스노우마운틴에 위치한 썬덱 호텔에서 인터뷰를 보자는 연락이 왔다.
'호주에 눈이 온다고?'
그전까지는 호주에서 눈이 내린다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스노우마운틴이 있다니, 이 거대한 나라에는 정말 없는 게 없구나.'
장소는 킹스크로스의 한 호텔에서 면접이 진행되었다.
나는 이미 직업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부담 없이 그저 영어 공부 삼아 인터뷰를 보러 갔다. 그런데 예상보다 면접은 길었다. 30분 정도 이어졌던 것 같다.
"왜 이 직업에 지원하였나요?"
"스키나 보드를 탈 줄 아나요?"
"본인이 생각하는 직업관은 무엇인가요?"
등등 간단하면서도 심도 있는 질문들이 계속되었다.
나는 모든 질문에 차분하게 답했다. 그동안 꾸준히 영어를 공부한 덕분에 이제는 제법 내 생각을 영어로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잘 이해되지 않는 질문이 있으면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고 부탁한 후 답변했다. '이 일을 구하든 못 구하든 상관없어. 이미 직업이 있으니'라는 편안한 마음가짐 덕분에 긴장 없이 면접에 임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1주일 뒤, 스노우마운틴의 썬덱 호텔에서 일 제안을 받았다. 시급은 $17, 주 $100에 숙식 제공, 스태프 할인을 통한 시즌권 구입 가능 등 다양한 혜택도 설명받았다.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에 가기로 결심했다.
왜냐하면 시드니에는 너무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있었고, 내가 영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한국인이 적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스트라스필드를 떠날 기회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쉬웠지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선 이 결정을 해야 했다.
'그래, 한번 가보자!'
*붙으면 사장님, 붙지 않으면 동네 아저씨, 면접관 보고 두려워할 필요 없다. –김태호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