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country Adventure
스노우마운틴에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창문을 여는 것이다.
오늘 밤새 얼마나 많은 눈이 왔는지 확인하고는 했는데, 특히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보드를 챙겨 들고 눈길을 달렸다.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길 위에서 보드를 타며 나만의 길을 그려나가는 기분은, 마치 아무도 가보지 않은 곳에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한 듯한 느낌을 준다.
넘어져도 포근한 눈이 나를 감싸주었고, 그래서 넘어져도 기분이 마냥 좋았다.
눈이 오는 날 아침이면 우리는 언제나 일찍부터 보드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어느 날 럭키가 백컨트리로 모험을 떠나자고 제안했다.
이제 스노우보드도 꽤 익숙해졌겠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나, 럭키, 레미, 아야 이렇게 우리는 보드를 챙겨 산 뒤편을 향해 걸어갔다.
리조트 구역이 아니었기에 리프트도 없었고, 오로지 우리의 튼튼한 다리만이 유일한 이동수단이었다.
산 정상에서 바라본 백컨트리는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아무도 밟지 않은 깨끗한 눈이 우리 앞에 펼쳐졌고, 우리는 서둘러 보드를 장착했다.
그리고 산 아래로 신나게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야호~!"
절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위를 달리는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나무와 돌을 피해 점프하고 턴을 그리며 산 아래로 계속 내려갔다.
정말 멋진 순간이었다.
스노우보드의 진정한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연 속에서 호주의 신선한 눈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산 아래에서 우리가 내려온 눈길을 바라보았다.
네 개의 스노우보드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우리가 이 길을 만든 것이다.
아무도 밟지 않은 이 길을, 마치 달에 첫 발을 내딛듯 우리가 첫발을 내디뎠다는 생각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다만 다시 호텔까지 걸어가야 한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돌아가는 길은 정말 힘들었지만, 백컨트리 모험은 정말 가치 있는 경험이었다.
아직도 그날의 눈을 달리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던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니다." – 헬렌 켈러
페리셔 백컨트리에서 (럭키, 나, 레미, 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