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생 세라와 산책

by liz Kwak

나는 토론토 환경청 소속에 있는 비영리 daycare에 근무한다.

집에서 직장까지 걸어서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자동차로 가면 10분 정도 걸리고

버스로는 15분 정도 걸리는 제법 가까운 거리다.

내가 이곳에서 일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운이 좋았다


우리 daycare에는 실습생들이 종종 온다.

나도 우리 daycare에서 실습을 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토론토에 있는 유아교육을 공부하는

여러 나라 학생들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14년 차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여러 학생들을 만났었다.

어떤 학생은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게 중에는

도움은커녕 언제 실습이 끝나나! 싶을 정도로

불편한 학생들도 종종 만난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실습생이 왔다.

실습생이 온다 하면 동료교사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듯하다.

반면에 나는 그녀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한국인의 특유의 친절함이 몸에 배어

마칠 때까지 친절하게 대하고 잘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이번에 온 실습생은 나랑 나이가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해서 좋았다.

이름은 '세라'!

그녀는 매사에 당당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이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물어보고 알고 넘어가는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때로는 그 열정이 오해의 소지가 되기도 했었다.


그녀는 대학교 교수였다고 했다.

캐나다에 와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세라는 대학 교수직을 뒤로하고

캐나다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해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기로 계획을 잡은 것이다.


늦은 나이지만 정말 열심히 실습을 잘했다

나는 실습하는 6 주내 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습 마지막 주를 남겨두고

점심시간에 세라와 나는 직장옆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하늘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있고

공원 가득 사과나무에 하얀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파아란 잔디와 지천에 피어오른 민둘레꽃이

우리들의 산책을 덩달아 반겨 주었다.


세라와 나는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마구마구 담았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깔깔깔' 거리며 행복한 순간들을

담아 기록으로 남겼다.

벌써 실습기간이 마지막 주라서 시간의 빠름에 서로

아쉬움을 토해 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과 함께 산책을 즐겼다.


산책로를 지나 다시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

사과나무밑에 다다르자 세라가 풀잎을 따서

양손으로 잡더니 입에 대고 힘껏 숨을 내몰아 본다.

"피리리~"

"삐리리~"

갑자기 내 어린 시절이 귓가에 메아리쳤다.


세라는 여러 번 풀잎을 양손에 감 싸들고 입을 대고 불어 본다

순간! 나는 외쳤다

"와우~풀피리다!"

세라와 나는 활짝 웃었다.

세라는 연신 즐거워하며 자세히 풀피리 부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우리는 태어나고 자란 환경이 다르지만,

비슷한 삶이 묻어 있다.

생각들이 비슷할 때도 있고 참 신기하고 오묘하다.

그동안 많은 실습생들이 우리 데이케어를 거쳐

지나갔지만, 세라는 나에게 특별했다.

실습하는 6 주내 내 세라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도움이 되었다. 내일부터 세라는 오지 않는다. 벌써 그녀의 텅 빈자리가 크게 다가온다.


세라의 제2의 인생이

아름다운 캐나다의 자연과 함께

넉넉하고 풍성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채워지길

소망한다. 그녀의 새로운 인생 여정을 크게 응원하며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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