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용기를 내보다.

by 이립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음에도 시간은 초연하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 흘러갔고 어느덧 나는 입사 3개월 차에 들어섰다.


이전과 다름없이 나는 여전히 팀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팀장님께서 지시하신 업무를 수행한 뒤 보고를 드리면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되어 피드백을 받지 못하였고 혼자 그 일을 끌어안고 있다가 시간이 흐르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무능한 팀원이 되었다.


본부장 보고를 위해 본부장실을 들어가려 하면 그 본부장실 유리 안에서 나를 파리채를 죽여야 하는 날아다니는 파리마냥 노려보셨고 들어가면 어떤 사유를 잡아서라도 면박을 주셨다.


매일 시계를 바라보며 6시가 되기를 기다렸고 메신저가 깜박거리거나 메일이 새로 오면 또 어떤 잘못들이 생긴 것인지 심장이 두근 되면서 떨리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하루는 그때 주니어보드 사건처럼 밥을 먹는 중 또 혼이 났다. 다만, 심하게 혼내시지 않았기에 무엇 때문에 화가 나셨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렇게 혼나고 나서 팀원들과 다 같이 커피를 마시러 나가는 길에 그때처럼 나는 한 발짝 뒤로 떨어져서 팀장과 팀원들을 따라갔다. 애써 괜찮은 척하고 음료를 시키고 받아서 다 같이 산책을 돌던 중 팀장님은 나에게 윽박을 지르기 시작하셨다. 그 이유는 나의 침울한 분위기 때문에 팀원들이 나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라는 것이었다. 즉, 내가 팀의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것이 팀장님은 너무나 화가 나신 것이었다.


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진짜 과연 나만의 잘 못인가? 매일 같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내가 어떻게 밝게 행동할 수 있지? 등의 억울한 감정이 들었지만 마지막에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한번 더 용기를 내어 철판 깔고 밝은 척을 해보자'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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