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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미식을 맛볼 수 있는, 자이(嘉義)

대만의 지역별 미식(美食) 시리즈2

by 끼미

안녕하세요, <대만에 먹으러 왔습니다>의 끼미입니다^^


오늘은 대만의 타이중과 타이난 사이에 위치한 도시, 자이(嘉義)로 미식 여행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자이는 대만의 명산인 아리산(阿里山)에 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관문 도시로,

대만인들에게 자이는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힘든, 이른바 '자이식' 음식의 도시로도 유명해요.


지금부터 아리산 가는 길에 꼭 먹어야 하는, 자이의 특이하고 맛있는 음식 3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자이의 명물, 칠면조 덮밥(火鷄肉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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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를 대표하는 가장 유명한 음식은 바로 '칠면조 덮밥(火鷄肉飯)'입니다!


우리가 전주? 하면 비빔밥!을 떠올리는 것처럼 칠면조 덮밥은 자이의 상징 그 자체로,

우리에게는 칠면조가 조금 낯설지만 자이에서는 닭처럼 흔하게 먹는 음식이라고 해요.


자이에서 칠면조 덮밥이 발달하게 된 이유는 미군과 관련 있어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미군이 들여온 칠면조를 자이 인근에서 대량으로 키웠다고 합니다.

당시 자이는 전쟁의 여파로 닭을 구하는 게 어려워진 상황이었는데

칠면조는 닭에 비해 크기가 크고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닭을 대체하는 식재료로 쓰이기 시작했어요.

이러한 배경에서 오래전부터 대만 남부 지역에서 즐겨 먹던 닭고기밥(鷄肉飯) 대신

칠면조 고기를 밥 위에 올려먹기 시작하면서 칠면조 덮밥이 퍼져나갔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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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의 칠면조 덮밥은 삶은 칠면조 고기를 찢어 밥 위에 올린 후 간장 소스를 부은 것으로,

담백한 칠면조 고기와 짭짤한 간장, 양파 후레이크의 맛이 잘 어울려요.

부드럽고 촉촉한 칠면조 고기는 백숙이나 삼계탕 같은 닭고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

보기에는 별다른 맛이 안 날 것 같지만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답니다.


칠면조 덮밥은 그릇 한켠에 수줍게 올라가 있는 단무지 한 조각과 번갈아 먹으면 궁합이 좋고,

자이에서 많이 먹는 밑반찬인 '용수채(龍鬚菜, 위 사진 속 초록색 나물)'를 참깨 마요 소스와 버무려 곁들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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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의 나라 대만답게 칠면조 덮밥 역시 도시락 형태로 파는 곳이 많은데

가게에 준비된 다양한 반찬들 중에서 원하는 반찬을 골라 먹을 수 있어 좋답니다.



자이의 칠면조 덮밥 가게만 수십 여 곳이 있는데, 그중에서 맛있게 먹었던 두 곳도 함께 추천해 드릴게요!



마요네즈 풍미 가득, 자이식 냉면(涼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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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일반적인 대만식 냉면 / (우) 자이식 냉면


자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음식은 '자이식 냉면(涼麵)'입니다.


대만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냉면은 차가운 면을 소스에 비벼 먹는 일종의 비빔면인데요,

이른바 '자이식' 냉면은 일반적인 냉면과 다른 점이 두 가지가 있어요.


먼저, 소스의 차이입니다.

전통적인 대만식 냉면은 땅콩 소스에 간장과 식초, 참기름을 넣지만,

자이식 냉면은 여기에 마요네즈를 추가해서 더욱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 달콤 새콤한 맛이 나요.


두 번째 차이는, 면의 두께입니다.

보통의 대만식 냉면은 우리나라의 소면보다 굵고 둥그런 형태의 중화면을 사용하는 반면,

자이식 냉면은 넓고 납작한 면을 사용해서 일반 냉면보다 양이 많고 꾸덕한 소스를 잘 흡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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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소스와 마요네즈를 넣은 비빔면, 그 맛이 상상되시나요?


대만에서 냉면을 많이 먹어봤지만 마요네즈 넣은 건 처음 봐서 과연 맛있을까 싶었는데요,

자이식 냉면에 곁들이는 마요네즈 소스는 우리가 흔히 먹는 오뚜* 마요네즈와 달리

농도가 묽고 짠맛과 느끼한 맛이 약해서 소스 양이 많아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산뜻했어요.

특히 땅콩의 고소한 맛과 부드러운 마요네즈의 조합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마지막 한입까지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또 살짝 느끼해질 때쯤 가게에 비치된 고추기름을 넣어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답니다.




자이가 원조, 또우장 또우화(豆漿豆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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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을 대표하는 디저트이자 저의 최애 대만 음식은 바로 또우화(豆花)인데요,

연두부에 팥이나 펄 등 토핑을 곁들여 먹는 또우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곳이 바로 자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또우화는 부드러운 연두부에 흑설탕물을 넣어 먹는 음식이었지만,

자이의 어느 가게에서 흑설탕물 대신 콩물인 또우장(豆漿)을 넣으면서 '또우장 또우화'가 탄생했다고 해요.


지금은 대만 전역에서 또우장 또우화를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자이에 가신다면 원조의 맛을 느껴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오늘은 매력적인 음식으로 가득한 자이 지역으로 미식 여행을 떠나봤는데요,

아리산 여행을 떠나신다면 그 길목에 있는 자이에서 독특하고 맛있는 경험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도 음식으로 떠나는 대만 여행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참고자료

https://zh.wikipedia.org/zh-tw/

https://emilyisme0113.blogspot.com/2020/09/chayi-may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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