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응원꾼들

온 세상이 후시딘#01

by 끼미

1.

부모님 집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서울로 돌아왔다. 살짝 더운 버스 안 공기 때문인지 아니면 엄마의 몽골 여행 가고 싶다는 말 때문인지 멀미가 나려고 했다. 그래서 곧장 시내버스로 갈아타는 대신 좀 걸었다. 무거운 짐을 이고지고. 새삼 낯선 서울을 둘러보며 걷는데 부엉이랑 눈이 마주쳤다.


“잘 다녀왔니?”


서울이 날 반겨주고 있었다.



2.

서울에 오자마자 대학원 저녁 수업을 들으러 갔다. 마지못해 듣는 전공 수업은 오늘따라 더 집중이 안 됐다. 난 지금 여기서 뭐 하고 있는 거지.

자꾸만 딴 세상으로 가는 정신을 틈틈이 낚아채오며 3시간을 버텼다. 지친 몸과 마음을 겨우 챙겨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 앞자리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곰돌이들이었다.


“기특해!”


최선을 다하는 어른으로 산다는 건 참 고되다.





<온 세상이 후시딘> 시리즈는 일상에서 마주친 작고 따뜻한 순간을 전하는 글입니다.

사진과 짧은 이야기가 여러분의 마음에 연고처럼 닿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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