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 추억의 노래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온 추억의 노래. 드라마 늑대의 유혹에서 나온 이수훈의 고백이다. 특히 '혹시라도 우린 사랑할 수 없나요' 대목에서는 딱히 떠오르는 장면 없이 더 깊은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아마도 20년 전, 이별할 때마다 감정을 듬뿍 담아 들어서 그런 듯하다.
대학생활은 나에게 여러 가지 경험과 추억을 안겨줬다. 햇살 좋은 날 같은 과 동기들과 수다 떨며 학식 먹으러 가던 길의 따뜻한 온기, 친구와 펌프에 미쳐서 시험기간에도 뻔질나게 오락실 들락날락했던 날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벌어졌던 왕따와 사랑의 고백들, 누가 학생이고 누가 선생인지 분간 안 갈 정도로 우리들에게 친근하게 대해주셨던 학과교수님 등등.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4년 동안 애창곡으로 들었던 노래 중 하나였다.
노래가 나오는 3분 동안 스무 살 때의 나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탔다. 때마침 계절도 소위 을씨년스럽다는 겨울. 차창을 여니 나뭇가지는 앙상하고 서늘한 공기의 냄새가 난다. 아마 스무 살 때도 겨울에 많이 들었나 보다. 가끔 이렇게 타임머신 태워주는 선물을 받으면 순간의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아지고 그날 하루는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것 좀 자주 느끼게 해 주면 땡큐베리감사다.
그렇지.
나쁜 일만 일어나는 인생은 없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