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난 이유

by 윤성진

EP. 1 끊임없는 질문


'난 왜 인간으로 태어난 걸까?'

'난 왜 계속 사람한테 상처를 받는 거지? 그만 아프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겠지. '

'혹시 내가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가 전생에 저지른 업보 때문이 아닐까?'

'요즘은 평범하기도 쉽지 않다는데 그렇게 따지면 나름 괜찮은 삶인 건가?'

'내가 생각이 많은 이유가 성격 탓인가, 아님 끊임없는 고찰을 하기 위인가?'


질문이 한번 시작되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라서 한동안 진지해진다. 그러다 바로 눈앞에 닥친 일에 정신이 팔려 까마득히 잊었다가, 어느 날 문득 또 떠오르면서 생각이 반복된다.

심리상담 때 지금 나의 상태가 10대 때 했어야 할 고찰들이라고 했다. '인간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난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갈까?'까지의 고민들. 10대 때는 '말 잘 듣는 착한 딸'로 사느라 이런 고민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생각이란 걸 한들 무엇하랴. 나의 최전방에 있는 어른들은 뭔가를 하려 하면 무조건 '안돼!' 혹은 다정한 표정으로 안 되는 이유를 만들어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생각을 하면 내 기준이 생기고, 기준이 생기면 이것에 맞춰 행동을 하려 하고, 마침내 행동을 하려 하면 매번 제지를 당하니 애초에 생각조차 안 하려고 노력했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 때 이런 현실을 느낄 때마다 늘 억울한 감정이 올라왔다.

이제는 완전한 독립을 해서 억울할 일이 거의 없지만, 세월의 풍파를 겪을 대로 겪은 지금에 와서 나만의 기준을 세우려니 이미 생겨버린 수많은 편견과 선입관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돌아가야 하는 길이지만 나를 위해서, 가정을 위해서 천천히 만들어보려 한다.




EP. 2 공감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뜻밖의 선물이 왔다. 지인이 책 '이태원에 삽니다'의 저자 김미영작가 출간강연회를 같이 가자 제안해 왔다. 이런 곳은 뜻깊은 경험이 될 게 분명하기에 흔쾌히 승낙을 했고, 지인의 말처럼 '조용한 에너지'를 몸 구석구석 느끼고 왔다.

작가님도 나처럼 '내가 왜 태어난 거지?' 란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고 마침내 그 답을 얻었는데 그건 바로 '내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온 것이다. 이런 책을 쓰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라는 말이 내 마음에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 또한 이런 고민을 해왔고 지금은 나의 답을 얻었기 때문이다.

감사하게도 지인이 강연회에 있는 따끈따끈한 새 책을 사주었다. 나도 이 책에다 사인을 받을까 잠시 고민하다 말았다. 처음 온 곳에 대한 낯설움이 아직 가시지가 않아 사인까지 받기에는 스스로 무리인 것 같아서 받지 않았다. 그래도 충분히 설레었고 만족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사람이 열심히 자신의 인생을 가꾼 결과 책을 내는 작가가 되고 이런 강연회를 열어 자신의 사람들로 자리를 꽉 채웠다는 사실이 나에게 이름 모를 희망을 주었다.






질문 : 나는 왜 태어났는가?

나의 대답 : 가 이 세상에 온 이유는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이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