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2(1월 1일은 남편의 생일)
1월 1일...
남편의 생일이다.
연애를 처음 시작할 당시
남자친구였던 남편의 생일 날짜를 듣고 너무 신기했었다.
나에게 특별한 이 사람 ..
생일 조차 특별하네..
1월 1일에 태어나다니 너무 특별하고 멋있지 않아?
결혼 13년차가 넘어가는 지금은
변하지 않은 생일 날짜를 두고 왜 하필 생일이 1월1일인거야 .
새해 첫날부터 미역국 끓이고 생일상 차리게 만들고..
아..하나하나가 진짜 맘에 안들어.
새해 첫날부터 이렇게 집안일을 하게 만드네.
참 우습다.
남편의 생일이 1월1일이라는것은 기정사실이다.
이 사실은 변화된게 하나 없는데
이에 대한 나의 마음은 극과극을 달린다.
며칠전 미국에서 남편의 첫번째 생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는 남편의 생일준비를 보통 생일전날인 12월 31일에 한다.
한국에서는 아이들도 바쁘다보니 생일상을 차리는것은 온전히 나 혼자의 몫이었다.
그런데 미국에 오니 아이들도 한국에서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보니
올해 12월 31일에는 아이들도 함께 집에 머무르게되었다.
미국에서 아이들과 좀 더 많은 추억을 쌓고 싶었던 나는 각자의 방에서 각자의 것들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불러다가 준비해놓은 음식재료를 꺼내 보이며
"올해는 너희도 아빠의 생일상을 같이 차릴거야."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아~나 바쁜데 꼭 같이 해야돼?"
"재미없을것 같은데."
"나 숙제 많아'"등등을 얘기하며
'같이 음식만들기'에 동참하고 싶지 않아했다.
나는 아이들을 설득 시켰다.
"애들아 .. 내일 아빠가 생신상을 받았을때 너희도 같이 만들었다고 하면 얼마나 기분이 좋으시겠니?"
"그 어떤 선물보다도 기뻐하실것 같아.그치'?"
솔직히 아이들보다 내가 더 생일상을 차리기 싫다는것은
나만 아는 나만의 비밀이었다.
왜냐하면 전날 남편과 한바탕 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나의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새해를 예쁘게 시작하고픈 마음에 그러한 마음을들 접어두고
새로운 마음으로 더욱더 정성들여 아이들과 생일상을 준비했다.
보글보글 소고기 미역국과 아이들이 직접 치대고 빚은 맛난 함박스테이크,
치즈와 과일이 듬뿍 올라간 샐러드등등..
참 초코케잌도 아이들과 직접 만들었었다.
일벌리는것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사람인 나는 '케잌은 사먹는거야'라고 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직접 만들게 되었다.
그 '어쩌다보니'도 나름사정이 있었지만..
아이들과 같이 준비했다고 하면 남편이 얼마나 좋아할까를 생각하며
음식을 준비하다보니
전날 남편과 싸워 남편을 향한 '이가 갈리도록 미웠던 마음'이
어느새 눈 녹듯이 사라졌다.
오히려 남편이 좋아할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번졋다.
참 희안했다
남편이 나에게 사과를 한것도 아니었고 나에게 좋은일이 일어난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남편은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나는 남편을 위해 노동(?)을 했다.
그럼에도 왜 나는 기분이 이렇게 풀어졌을까?
순간 느꼈다.
사람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안 좋은 감정을 만들어 낼 수록 힘들어지는것은 그러한 감정을 만들어낸 본인 자신이라는 것을..
남편과 나 사이에는 아직 화해의 말 한마디 오고 가지 않았지만
남편을 위해 정성스레 음식을 준비하면서 나는 어느샌가 남편에 대한 미움이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휴일이다보니 남편이 늦잠을 잤다.
나는 여느때처럼 일찍 일어나 아이들과 함께 어제 준비한 음식들을 분주히 차려냈다.
음식준비가 거의 끝날무렵 까치머리를 한 남편이 어슬렁어슬렁 부엌으로 걸어왔다.
슬쩍 보아하니 본인 생일상 같아보였나보다.
남편도 나에 대한 미운 감정이 생일상을 본 순간 수그러든 눈치였다.
"아침부터 뭐해?'
시큰둥하게 나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생일 축하해..아이들고 같이 준비했어."
남편이 빙그레 웃었다.
사람의 행복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있다는 말을 다시 한번 느낀날이었다.
'긍정적로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자'
1월1일 올해 나의 다짐이다.
꼭 지킬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