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3(이웃 할머니의 세뱃돈)
우리집 근처에는 한인들이 사는집이 여러채가 있다
그중 한 집의 아들과 우리집 둘째는 나이도 같고 마음도 잘 맞아
이곳에 온지 4달만에 서로의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
너무 감사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이 아이 덕분에 우리 아이가 미국생활에 더욱더 빨리 적응을 할수있게 된것 같아 고마웠다.
아 아이는 부모님,여동생,외조부모님과 함께 살고있는 삼대가 같이 사는 집의 아이이다.
이 가족의 어른들이 우리 아들을 너무 이뻐해주셔셔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있었다.
크리스마스 날이었다.
감사하는 마음에 그날 오전 크리스마스를 잘 보내라는 인사와 함께
과일 한 상자를 사다드렸다.
그런데 그날 오후
우리가 드렸던 과일의 반을 덜어 담아낸 과일봉지와 함께
우리 아들의 장남감 선물과 큰 딸의 화장품 선물까지 더해 아들친구편에 보내주셨다.
당황스러웠고 고마웠다.
보답으로 다시 또 무얼 준비해서 보내는것도 모앵새가 이상한것 같아
다음 구정때 할머님 선물을 챙겨드리는것이 좋겠다고 여기고
아이친구의 어머님께 감사의 메세지만 핸드폰으로 전송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신정도 몇일 지난 어느날이었다.
아들이 그 집의 아들과 놀고 오겠다고 하고선 집을 나섰다.
으레 있는일이니 조심해서 놀라고 하고선
나는 하던 설겆이를 계속 하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흐르지 않아 아들이 들어왔다.
"왜 벌써 들어왔어?"
아들이 나에게 흰봉투를 내밀었다.
'이게 뭐야?"
'할머니가 주셨어."
'이게 뭐지? 하실 말씀이 있으신데 껄끄러운 얘기라 메모를 해서 주셨나?"
봉투를 열어보니 20달러가 들어 있었다.
"이게 뭐야?"
너무 당황스러웠다.
"세뱃돈이래. 할머니가 새해니 세배하라고 하셔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고 세배했거든.."
"세배하고 나니 할머니가 새해복 많이 받으라면서 조금 밖에 못 줘서 미안하다고 하시며 주셨어."
"괜찮다고 할려다가 할머니가 무안하실까 싶어서 받았어."
아이가 머쓱해 했다.
할머니는 평소에도 본인 손주처럼 수시로 간식도 챙겨주시고 이따금씩 저녁도 챙겨주셨다.
한날 내가 아들에게 "엄마가 할머니께 미안하니 그만 좀 얻어먹어."라고 했더니
아들이 하는 말이
"나도 미안해서 그냥 괜찮다고 안먹고 갈려고 하는데 그러면 할머니가 너무 섭섭해
하셔셔 안 먹을 수가 없었어.."
할머니의 정도 아름다웠고 아이의 배려심도 아름다웠다.
그래 불편해하지말고 손주같은 아이에게 베풀어 주시는 할머니의 사랑이라 생각하고 고맙게만 여기자..
내 손에 들려진 아이가 받아온 세뱃돈을 본 순간 울컥했다.
혼자 한국에 두고온 엄마가 생각이 났다.
'나의 엄마와 또 다른 나의 엄마'라고 제목을 지은
내가 올린 다른글에도 적었지만
우리 엄마... 정말 나에게 고마운 사람이다.
아니 고맙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존재이다.
그러한 우리엄마가 떠올랐다.
아이친구의 할머니와 친정엄마가 오버랩되면서
뭔가 오묘한 느낌이 들었다.
친정엄마같이 느껴졌다.
더욱 더 잘해드리고 싶었다.
20달러의 세뱃돈이중요한게 아니었다.
우리 아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느껴져서 너무 고마웠다.
손주처럼 대해 주신다고 느껴졌다.
안 그래도 몇일전 아이가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었는데..
타국에선 느낄수 없었을것 같았던 외할머니의 자리를
할머님을 통해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지 않았으까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감사했다.
낯선 타국에서 아들과 나에게 외할머니와 친정엄마의 그리움의 빈자리를
채워준 할머님께 너무 감사했다.
상대방을 향한 진정성 있는 베품이 얼마나 상대방에게 큰 감동을 주는지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