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서랍장
episode-4(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온 날)
by
헤일리
Jan 1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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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어느날이었다.
남편은 회사를 가고 아이들은 학교를 갔다.
나는 점심때가 되어
혼자서 대충끼니를 때우며 저녁거리를 뭘할까
궁리를 하고 있었다.
평일이면 늘상 있는일이었다.
점심을 대충 먹은뒤 이제 간식거리와 저녁을 준비할까 싶어
일어설려는 찰나 핸드폰벨이 울렸다.
핸드폰을 보니 모르는 번호였다.
영어가 좀 미숙한 나는 아무래도 미국에서 전화를
받는다는게 좀 두려웠다.
아휴...
한숨을 한번 내쉬고 전화를 받았다.
"hello."
갑자기 전화기 넘어로 영어가 쏟아져 나왔다.
순간 움찔 했지만 들어보니
ARS전화였다.
다행이다 싶었다.
내가 영어로 말할일은 없으니까.
근데 자세히 들어보니 헉..
이건 다행이 아니었다.
곧 토네이도가 닥칠거니 아이들을 early checkout
시켜주면 좋겠고 카운티의 학교내 aftershool수업은
전면
취소된다는
카운티의
공립학교관리기관에서 온
토네이도경보 전화였다.
미국에 온지 4개월동안 토네이도 경보가 3~4번 왔었지만
전화와 메일로 까지 경보가 온적은 처음이라 어찌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다.
그때 시간 2시..
밖을 보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다.'
이정도에 토네이도?할 정도의 날씨였다.
그런데 3시쯤되니 파랬던 하늘이 순식간에
새까맣게 물들기 시작했다.
슬슬 겁이 나기시작했다.
무얼 해야 하는거 아닌가?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되는거 맞나?
우물쭈물 시간만 흘러갔다.
그러는 사이 작은아이가 집에 왔다.
내가 무섭다고하니 손수 브라인드를 쳐주고 노래라도 듣고 있으라며 유튜브로 노래를 검색해주어 노래를 들려주었다.
어리게만 느꼈던 막둥이의 스윗함에 감동을 받았다.
4시가 되었다.
앞이 안보일정도로 비가 오고
얼음만한 우박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천둥과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천둥이 치면 온 집안이 번쩍거리고
번개가 치면 집안이 흔들렸다.
너무너무 무서웠다.
재난영화의 한장면 같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 경보로 인해
서둘러 퇴근한 아빠와 함께 큰아이가 왔다.
스윗함이 1도 없는 나를 똑 닮은 우리딸.
오자마자 호들갑이다.
"어휴..무서워 죽는줄 알았어"
"엄마도 무서웠어"라고 하니
"나도"하고 만다.
막둥이 아들과 달라도 너무 달라.ㅎㅎ
피식 웃음이 났다.
5시 30분쯤이었다.
이때가지도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천둥,번개가 번쩍 우르릉
쾅을 연속으로
해대며 아이들과 나를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도저히 학원갈 날씨가 아니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환호를 지를만한
좋은 소식을 알렸다.
"너네 오늘 학원 못 가겠다."
"예!!야호~"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그때 시간 6시..
아이들과의 수다에 그리고 엄마를 위해 아들이 꼼꼼하게 쳐놓은 브라인드로 인해
바깥날씨를 잠시 잊고 있었던 사이
갑자기 천둥소리가 안들린다.
"이상하다.왜 갑자기 조용하지?"
밖이 조용해 브라인드를 살짝 걷어보았다.
거짓말처럼 맑은하늘에 왼쪽하늘은 큰무지개가 오른쪽하늘은 붉은 노을이 드리워져있었다.
경보전화까지 왔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동전뒤집듯 날씨가 바뀌니 어안이 벙벙했다.
날씨가 이렇게 좋으니 학원을 안 갈 이유가 없었다.
"애들아 학원 가야겠다."
아이들이 울상을 지었다.
"좋다 말았네"
"날씨가 변덕이 왜 이렇게 심해."
토네이도..우리나라의 태풍보다도 변화의 기폭이
훨씬 큰것 같았다.
나의 마음처럼...
토네이도..
너 참 나랑 닮았구나..
불같이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나이가 드니 토네이도보다는
보슬비같은
사람이 좋아보인다.
나도 토네이도 같은 사람말고 보슬비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봄바람이어도 좋겠다.
아니 저 하늘에 있는 무지개,붉은 노을도 좋을것 같다.
하지만 천성이 쉽게 변하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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