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니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서 눈물만 납니다
매야 할 밭고랑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저녁 노을이 하늘에 핏빛을 토하면
비로소 엄니는 종일 접었던 허릴 펴신다.
탁, 탁!
찢어진 백마표 흰고무신 두 짝을
패대기쳐 흙을 털어내고
'보리쌀 끓일 때가 되었나보다.'
산 주인에게 보리 두섬을 주고 겨우 얻어
배 곯으며, 손등에 피멍이 맺히며 일군 한뙈지기 밭!
아직 밭고랑에 듬성 듬성 쌓인 돌무더기
한 소쿠리는 머리에 이고,
한소쿠리는 옆구리에 끼고
눈물과 한숨으로 일군 밭어귀 돌무덤!
보리쌀 끓이는 연기가 모락 모락 피어오르고
곱삶은 보리밥은 어른들과 아이들께 바치고
부엌 구석진 부뚜막에 쪼그리고 앉아
빡빡 긁은 누룽지를 물에 말아 드시다가
"어무이! 방에 가서 드시지예.
또 누룽지를 말아서 드십니꺼?"
"속이 안 좋아서 그란다.
니는 퍼뜩 가서 밥묵어라!"
막내의 머리통을 쓰다듬는
엄니의 눈가에 되비친
서러운 핏빛 저녁 놀의 잔상!
ㅡㅡㅡㅡㅡㅡㅡㅡ
후기: 얼마나 배가 고프셨을까요?
어찌 견뎌 내셨을까요?
그것도 모르는 나는 바보였습니다.
먹을 게 풍부하니 입은 게을러지고..
그때의 엄니보다 나이를 더 먹었는데도..
어린아이가 되려는지 자꾸 엄니가 더욱 그립습니다.
"엄니, 보고 싶어요!"
#들풀의책쓰기 #들풀의사는이야기 #들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