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않기로 했다

꿈의 온도

by 유담연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역시나 집중이 안 된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던 모든 것들이 내 신경을 거스른다.

방에 들어가면 책상이 더러워 보이고

의자에 앉으면 잡생각이 떠오른다.


나에게 공부란 사실상 반성의 시간이다.

지나간 인연부터 학창 시절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까지 모두 고개를 들어 내 머릿속을 흩트려 놓는다.

잘못했던 것들, 후회하는 것들, 아쉬웠던 것들

지금 생각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지만

이미 머릿속에서 끝없는 토론이 벌어진 나는

아무도 모르게

혼자만의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MBTI 검사를 하면 N이 100% 가 나오는 나는 일상생활 속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내 인생 계획을 세울 때면 120% 발휘된다.

상상한다.

기대한다.

그리고 실패한다.

반복된 패턴 속에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았다.

시도하지 않는 것.

상상하고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내 자아에게 훌륭한 자양분을 주었으니

그 뒤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나를 지키는 방법이었다.

마음은 편했다.

아니, 누군가가 보기에 내 마음이 편해 보였다는 게 더 맞는 말 같다.

특히 우리 엄마는 내가 괜찮아 보였나 보다.

하지만 나는 괜찮지 않다.

끊임없이 새로운 성장을 좇았지만

그것도 일 외적인 부분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스스로는 알고 있었던 나는

이번에는 그 패턴을 깨보려고 한다.


상상하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대로 둔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내 생활에만 집중해보기로 한다.


그 나머지는

내일의 내가 해결하겠지.


202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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