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태어난 생명은 영아라 한다. 그리고 조금 자라면 유아라 한다. 또는 유년이라 한다. 이 시기는 부모의 보호아래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처음 태어나면 해야 하는 것이 울고 먹고 싸고 자는 것 왜에는 없다. 그렇게 하면 부모가 모든 것을 공급한다. 그런데 그 시기에도 과연 인간은 버려진 존재로 생존할까? 그렇다. 그것도 가장 극심한 버려짐의 공포 속에서 사는 때가 이 때다. 처음 태어난 인간은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 기능이 활성화되어도 다른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또한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다시 그런 상태로 돌아간다면 그 상황을 견딜 수 있겠는가? 능력이 있는데도 그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편안하게 다른 이들이 해주는 것을 받는 것은 행복이다. 그러나 시각, 청각, 그리고 언어능력조차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 놓이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보호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상황은 공포다. 도대체 그 상황이 무엇인지 인식하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가장 공포스러운 상황은 어둠 속에서 일어난다. 아무 능력도 없이 세상에 태어나는 아이의 세상은 어둠이요, 아무것도 인지할 수 없는 공포상황이다. 인지할 수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공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