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는 마음의 고통을 이길 때 쓰는 일기장이다
그날의 마음이 터져버릴 것같이 견딜 수 없을 때
터져 나오는 마음의 분출이다.
때로는 아픔이며 때로는 분노이며 순종의 격정이며
때로는 안타까움이며 때로는 긍휼이다
나의 시는 마음에 주는 진통제다
마약성 진통제이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도 견딜 수 없으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를 찾는다
마치 내가 목자의 인도를 받아 마음의 풀밭으로 샘으로 나가듯
결국 시는 나를 목자에게 이끈다
나무에 달린 목수의 발아래로
그리고 떨리는 나뭇잎과 같이 붉게 단풍으로 물든 손 안으로
그는 나의 얼굴을 보듬어 마음의 샘에 환희의 치유제를 쏟아붓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를 토로할 시에 마음을 둔다
그리고 나사렛 목수였던 목자 앞에서 내 삶을 되새김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