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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같은 사람, “어른 김장하”에 대해서

by 차아안

‘결이 다른 사람‘, ’ 의인’으로 정의되는 사람이다. 내공이 있는 사람, 자기만의 철학이 뚜렷해서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정진하는 사람, 깨어 있는 사람. 그에 대해서 정의하자면 그렇다. 나도 결국에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삶을 사는 원천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스스로 정립한 삶의 가치, 원칙, 진리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정한 정의가 그가 사는 삶, 에너지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은 누군가를 통해 깨닫고, 반성하고, 되돌아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갖는다. 어른 김장하는 그런 사람이다. 무색무취로 울림을 주는 사람, 뭔가 다른 향기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 가치를 깨닫게 하는 힘을 가진 사람, 그가 김장하이다.

(김장하 그는) 자기의 차를 소유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양복 한 벌과 운동복만을 소유하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많은 돈을 기부하지만 정작 관련 행사에 참석하면 중심에 서기보다 구석 자리를 선호한다. 자신을 자랑하지 않는다. 가치와 의미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누군가를 돕는다. 그리고 그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성실하게 살고 노력하며 배운다. 매사를 그렇게 살아간다. 수줍은 미소와 투명한 눈빛과 냉정한 머리로.

절대 화를 내지 않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 본업에 충실하면서 분수에 넘치지 않는 발걸음으로 자신의 삶을 묵묵하게 살아간다. 운이 좋다는 것을 감사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 돼 불의와 타협하거나 장애물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며 사명감으로 행한다. 초연함으로 현상을 대하고 의연함으로 위기 극복을 고민한다.

그는 세상을 1인칭으로 본다. 자신을 정의하고 세상을 관조할 때, 그래서 관점을 정하고 행동방식을 규정할 때의 기준으로 삼는다. 동시에 2인칭으로 세상을 본다. 남을 돕고 그들의 삶을 염려하고 후원하는 삶은 그들 자신의 처지에서 사고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행위이다. 그리고 3인칭으로 모두를 본다. 정의가 무엇인지, 옳음이 무엇인지, 바름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정의하기 위해 그는 3인칭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뭔가 도울 것이 없는지 끓임 없이 고민한다. 그게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구도자의 삶, 천천히(사부작사부작, 꼼지락꼼지락) 나아가는 삶,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살 수 있는 삶, 더 완전한 인간으로 진화해 나가는 삶이 어른 김장하가 살아가는 삶이다. 내가 정의하는 어른 김장하는 그렇다. 내가 닮고 싶은 어른 김장하는 그렇다. 그래서 회심케 하는 감정과 새로운 시작에 대해 추동하는 힘을 주는 그의 에너지가 감사하다. 어른 김장하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다. 힘을 주는 사람이다. 위로를 주는 사람이다. 햇살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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