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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노반 May 12. 2022

[맨땅에 헤딩] 취업은 어떻게?

창업가 수업 -  데이원 컴퍼니 박지웅

대학 졸업반이었던 2008년, 산업공학과 동기들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진로인 벤처캐피털 심사역이 되겠다고 결심하면서부터 '맨땅에 헤딩'이 시작됐다.


인턴 시절, 벤처캐피털협회에서 만든 수첩 하나를 우연히 얻었습니다. 국내 모든 벤처캐피털 대표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죠. 수첩에 있는 모든 투자사의 대표 이메일로 이력서와 투자계획을 매달 반복해서 보내며 면접의 문을 두드렸어요. 대부분 답이 없었죠. 그러다 6개월 만에 한 투자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면접 기회를 얻게 된 곳은 당시 막 문을 연 신생 벤처투자사 스톤브리지 벤처스이었다. 간단한 면접을 거쳐서 28살에 그 회사의 유명한 20대로 입사했다.


박 대표는 2012년까지 4년 동안 스톤브리지 벤처스에서 일하면서 1위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과 인기 PC게임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 소셜 커머스 '티몬' 등 30여 개 회사에 투자했다. 지금은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들 회사를 초기에 알아보고 투자했던 이력 덕분에 '실력 좋은 투자자'로 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다.


변화의 변곡점이던 시기에 스톤브릿지에서 일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대다수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입사 직후에는 투자를 많이 진행하기 어렵거든요. 1년에 3~4건 정도만 해도 많은 편인데 저는 10개씩 할 수 있었어요. 이제 막 생긴 투자사라서 일은 많은데 일할 사람은 없는 환경이었고, 회사 분위기 자체가 담당 심사역의 판단을 신뢰하기도 했거든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나이게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수준의 투자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투자한 것들이 결과도 좋았고요.


박지웅처럼 수첩에 나온 사람들에게 모두 연락을 해볼 수 있습니까? 투자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사람의 행동을 보고 실행력이 있는지를 참고하려고 한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런 면에서 박지웅 대표는 떡잎부터 달랐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도 그의 노력이 행운을 가져다준 결과다. 신입이 처음부터 큰 회사를 들어갔다면 박지웅처럼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을까? 박지웅이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지금의 데이원 컴퍼니는 없었을 수도 있다.


아는 동생이 개발자 2~3년 차에  작은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마침 팀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엉겁결에 팀장 자리를 맡게 됐다. 1~2년 힘들었지만, 5년 차가 넘어가니 전천후 개발자가 되었다. 같은 5년 차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스킬과 경험치를 쌓은 것이다. 대기업이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기업가치 5000억을 일군 창업가이지만 그도 처음에는 맨땅에 헤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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