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입장
결혼을 하니 자식에 대한 고민 또한 뒤따른다.
아무리 딩크족이 많네 어쩌네 해도 이미 주변에서는 아기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저출산이라고 하는데 내 주변은 그래도 꽤 많이들 육아에 뛰어들었다.
옛날에는 무조건 2명 낳아야 하고 어쩌고 그런 생각이었는데
요새는 조금 고민이 앞서고 머리가 복잡해진다.
최근 동생이 출산하여 조카가 생겼는데
확실히 핏줄이 당기는지 내 조카는 귀엽고 예쁘다.
엄마는 손주사랑에 2주 정도 같이 육아에 참전하셨다가 힘드셨는지
얼른 이제는 가라고 하는 눈치도 있었다.
복작복작 가족들이 모여 손자손녀 이렇게 보면 참 행복한 모습인데
나는 선뜻 나서 지지가 않는다.
아빠가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지치고 원망도 슬그머니 들었다.
또한 이런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불효자가 된 것 같은 죄책감도 다가왔다.
자식이란 무엇일까
부모란 무엇일까
정답 없는 질문은 항상 되돌아온다.
내가 부모님께 하는 것을 보면 남들이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내가 보기엔 나는 이기적이고
내 생각을 더 먼저 하는 것 같은데
막상 나 살기가 더 바쁜데,
자식을 낳으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될 텐데, 자식은 그래도 모를 텐데 나처럼..
엄마가 원망스럽거나 미운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는 걸 보니 없다.
오히려 안쓰러운 마음이 더 크다.
아빠는 다르다.
연민과 원망이 뒤섞여있다. 그 이유는 나중에 또 한 바가지 쓰고 싶다.
당장 부모님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야 되고 간병해야 되고 그런 상황이 온다면?
과연 내가 다 내려놓고 부모님의 쾌유만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싱글이었다면 좀 더 가능성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결혼하니 또 다르다. 배우자 눈치가 보인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확실히 알게 되듯, 나 또한 내 중심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고
배우자가 생각하는 것 또한 그럴 것이다.
역시 효도는 셀프가 가정의 평화다.
각자의 세상이 있는 것이다. 나중에 자녀를 다 키우고 나면
남은 여생은 또한 배우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게 될 텐데
내가 보기엔 우리 부모님은 그 준비가 안되신 것 같다. 이건 아빠가 아프기 전이나 후나 같은 결과인듯하다.
근데 왜 아빠는 엄마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걸까?
남자로서는 좋지 않은 남편감임은 확실하다.
내가 봤을 때는 술담배 이런 게 문제가 아니라 아빠는 술담배+회사생활에 거의 8,90% 를 즐기다 보니
엄마랑 같이 어디 여행을 간다거나 둘이 데이트를 한다거나 그런 게 정말 별로 없다.
그렇다고 다정하기를 해 집안일을 도와줘 그런 것도 없고 시간 나면 약속 잡아 놀기 바빴다. 정말
근데 이제 또 아프니까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까 회사 관두고 집에 있는데
손이 많이 가는 거다
아침. 점심. 저녁 다 챙겨줘야 하고 약 챙겨줘야 하고 운동시켜야 되고 , 안 그럼 거의 맨날 누워서 자고
근데 약도 자기 맘대로 아침에 저녁약 먹고 자고 저녁에 또 저녁약 먹고 자고
담배조절도 안되고 하루에 담배도 많이 피고
엄마는 어떻게 다 견디지
근데 나는 무얼 해줄 수 있지
없다. 생각해 보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쓰다 보니까 아무래도 아빠에게는 원망이 조금 더 커지려고 한다.
이만 좀 줄여야겠다.
이래서 무자식이 상팔자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