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동물의 숲
포켓몬스터,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그리고 최근에는 동물의 숲까지,
닌텐도의 대표작들은 뭐 게임 하나하나가 각각 대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러한 슈퍼스타급 게임 라인업에 가려져 조금은 덜 유명한 닌텐도의 역작이 하나 있다.
동물의 숲의 조상 격이라 볼 수 있는 닌텐도의 '닌텐독스'.
'닌텐독스'는 2005년 4월, 닌텐도 DS용으로 일본에서 첫 출시되어,
국내에는 정확히 2년 뒤인 2007년 5월, 국내 게이머들에게 정식으로 소개되었다.
앞서 다른 게임들에 비해 '조금은 덜 유명하다고' 하였지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
'닌텐독스'는 현재까지 전세계 누적 판매량 2천 4백 만대를 기록한 닌텐도의 대작 중 하나이다.
게임 그래픽이 그렇게 좋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3D 강아지의 디테일이 꽤 괜찮은 편이고,
강아지를 데리고 하는 각종 활동들의 현실 고증도 잘 되어있어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닌텐독스'는 말 그대로 내 강아지를 키워나가는 게임으로, 다마고치와 플레이 방식이 유사하다.
포켓몬 게임처럼 강아지를 강하게 육성하여, 뭐 전투를 하고 레벨을 올려나가는 건 아니고,
단순히 정말 강아지를 기르기만 하는 게임이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보다는 그냥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이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도 이런 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다른 유저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는 소소한 1인 컨텐츠가 대부분이기에 게임 플레이에 있어 유저의 심리적 부담이 확실히 적다.
'닌텐독스'가 그렇다고 마냥 힐링 게임은 아니었다.
타 유저와의 경쟁이 없다는 점이 어떻게 보면 이 게임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였는데,
심리적인 부담은 적어도, 정말 나 혼자만의 게임을 이어나가야하기 때문에, 타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취감이나 쾌감이 적어, 뭐 요즘 말하는 소위 '도파민 분비'가 약하다.
설레는 마음으로 게임을 구입하여, 강아지에게 첫 이름을 지어주고, 간단한 훈련도 하며
강아지 오너가 된 설렘을 느끼는 것도 잠시고, 밥/산책/씻겨주기 이 같은 행동을 매일매일
반복해서 하다보면 강아지 육아에 있어 '빨간 약'을 먹게되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레벨업해서 몸통 박치기 스킬을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봤자 구르기 등의
'고급 기술'을 익힐 수 있는 정도라서 상대를 박살내는 그런 쾌감은 느낄 수 없다.
매일매일 열리는 대회들도 있지만, 진짜 현실의 유저들이 아닌 NPC들과 붙는 것이기에
아무래도 난이도 면에서나, 심리적인 면으로나 패는 맛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돈을 벌어서 이런저런 용품도 살 수 있지만, 역동적인 유저들을 만족시키에는 아무래도 부족했다.
(국내 유저들이 동물의 숲을 플레이하는 방식을 떠올리면 대충 느낌이 온다.)
하지만 놀랍게도 최근, 국내 유저들을 포함하여 많은 유저들이 '닌텐독스'의 재출시를 원하고 있다.
단순 재발매는 아니고, 닌텐도 스위치 용으로 리마스터해서 출시해달라는 요청이다.
강아지 종류를 늘리고, 그래픽도 개선하고, 멀티플레이어 기능을 추가해달라는 것인데,
개인적으로도 '닌텐독스 리마스터'가 출시된다면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인 이유들로 아이를 가지고자 하는 부부가 크게 줄어들며,
그 '대체제'로 강아지를 선택하는 부부들이 국내에서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강아지가 인간 아이에 비해 현실적으로 육아의 수고나 부담이 적은 건 맞으니까.
나를 포함하여 점점 책임을 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뭔가 확실하지 않으면 도장을 찍기 꺼려하고, 책임을 지는 질문에는 모호한 대답만을 하게 된다.
어찌보면 '닌텐독스'의 재출시를 원하는 목소리도,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더욱 부담스러워진 이 시대의 산물이 아닐까.
글을 끝내기 어려워서 괜히 철학적으로 마무리해보았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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