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럴링크의 미래
95년에 개봉한 영화가 어쩌면 일론 머스크의 현재 진행형 꿈일지 모른다.
영화 '공각기동대'는 영화 '아키라'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영화의 역작이라 불리는 작품인데,
이 '공각기동대'가 최근 '아키라'와 함께 국내에서 재개봉하여 다시금 큰 관심을 받고있다.
'공각'이라는 단어와 '기동대'라는 단어가 붙어, '흔한 로봇 전투물 시리즈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심오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작품의 영문 제목은 '고스트 인더 쉘(Ghost in the Shell)'로,
조금 의역하자면 껍데기(Shell)에 들어있는 영혼(Ghost)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것이 '공각기동대' 전체를 관통하는 문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작품의 주인공 '쿠사나기'부터 가짜 몸에 정신만 가둬놓은 인물이기 때문인데,
이러고보면 '공각기동대'라는 제목보다 '고스트 인더 쉘'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작품 내의 세계관은 일론 머스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뉴럴링크'의 프로젝트들과
꽤 많은 부분들이 겹쳐있다. 나름 유명한 오타쿠라 불리는 머스크이기에 물론 봤을 수도 있다.
뭐 일단 '의체'니, '고스트'니, '전뇌'니, 작품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꽤나 복잡해서
영화로 작품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내용인가 싶을 수도 있다.
'공각기동대' 내에서는 뇌의 일부분만 남아있어도 그것을 나노 컴퓨터와 연결하여 정신만을
온전히 유지시키는 '전뇌화' 기술이 존재하여, 인공 몸인 '의체'에 보존된 전뇌를 연결한다면,
기존의 기억과 정신, 다시말해 '고스트'를 가진 몸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여러 명의 고스트가 섞이는 것도 가능한데, 이를 '고스트 융합'이라고 표현한다.
먼저 주인공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공안의 리더 격인 '쿠사나기'는 어린 시절 사고로
몸의 대부분을 잃고 '의체'를 빌려살아가는 한 여성으로, 뒤이어 몇 번의 고스트 융합을 하여,
사실 말하자면 한 여성이라고 말하기도 참 애매하다. 애초에 사람이라고 볼 수 있나싶기도 하고.
뭐 설명이 너무 길어졌는데, 간단히 말해 영혼을 의체에 담을 수 있는 세상에서,
해킹, 살인, 사랑 등등 각종 이슈들을 다룬 작품이라, 한번 적응되면 굉장히 흥미롭다.
특히, 새로운 의체를 구해 거기에 전뇌를 연결하고, 재작동시키는 '문화'가
'도대체 인간과 로봇의 차이는 어디서부터일까', '영혼은 뇌에 존재할까' 등의,
진부하다면 진부한, 그렇지만 궁금하기는 또 궁금한 질문들을 던지게 한다.
무튼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도 최근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면서,
이러한 공각기동대 세계관에 한층 나아가는 그 가능성을 시사하였는데,
어찌보면 공각기동대의 스토리는, 일론 머스크가 사람의 뇌 데이터를 칩 형태로 저장하고,
이를 로봇에 연결하여 불로장생을 이뤄낸, 그 미래를 다룬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쿠사나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단지 내가 쿠사나기라고 생각만 하는 로봇일지도.'
이런 얘기가 나오면 빠질 수 없는 테세우스의 배 역설의 내용처럼, 도대체 어떤 점부터
'내가 맞고, 내가 아닌지', '내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심지어 '내가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이런 근본적인 구분이 더욱더 어려워지는 시대가 오고있는 것 같다.
나중에 가능하다면, 나는 차은우 닮은 의체에 들어가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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