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에 출시된 '스티븐 킹'의 단편 소설 '더 몽키'가 45년이 지난 2025년,
영화화되어 극장 및 OTT 플랫폼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더 몽키'는 제목 그대로 원숭이 장난감을 중심으로 한 호러 영화로,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큼, 98분의 꽤 짧은 러닝타임을 보이며,
원작과 조금 다르게 수정하거나 추가한 부분들이 꽤 있다고 한다.
영화 '더 몽키'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우연히 원숭이 장난감을 발견한 쌍둥이 형제 '할'과 '빌'은
원숭이가 드럼을 칠 때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둥, 끔찍한 사고들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걸 멈추고자, 장난감을 가둬놓거나 부숴버리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지만
매번 어찌저찌 실패하지만, 결국 무거운 추를 달아 호수에 가라앉게 만든다.
그 후로 평화롭게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던 와중, 원숭이 장난감이 돌아오며
벌어지게 되는 다소 뻔하지만, 그만큼 뻔하게 재밌을 수 밖에 없는 내용.
장르는 호러와 코미디라고 하며, 감독 '오스굿 퍼킨스'는 아무래도 원숭이 장난감이
메인 빌런이다보니, 진지한 호러보다는 코믹한 호러를 추구하였다고 하였는데,
이 코믹하다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코믹보다는 '고어'에 좀더 가까워 보인다.
트레일러만 봐도, 헤드샷을 그대로 맞거나, 손이 잘려버리거나, 감전이 되는 등,
식당을 가도 사람이 죽고, 수영을 하다가도 사람이 죽고, 집 구경하다가도 사람이 죽고,
피가 분수처럼 솟아 방 전체가 피로 뒤덮이는 일은 뭐 허다하다.
감독이 말한 코미디라는 것이 아마 이런 B급 감성을 가리키는 것 같아,
황당할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로 인해 심리적인 공포는 좀 옅어지긴 할 듯 하다.
마치 킬빌에서 사무라이 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의 목을 베어버리거나,
서브스턴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공연장이 피바다가 되어버리는 거나,
폭력성이 극에 달해버리면 뇌가 마비된 것처럼 좀 둔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저주받은 원숭이 장난감이 나와 사람들을 싹 다 죽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결론이 보일만큼 내용은 단순하지만,
원작에 새롭게 추가된 설정들이 꽤 흥미롭고 생각해볼만한 점들이 있다.
뭐 이런 호러 영화는 호러 영화 그대로 보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부터 지속적으로 나온 의문이 바로 이것.
'도대체 원숭이 장난감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거야?'
원숭이 장난감이 드럼을 칠 때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뭐 영화적 설정으로 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이런 의문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여기에는 정확히 이렇다 하고 오피셜하게 공개된 대답은 없지만,
두 개의 가설이 그래도 대중들에게 꽤 그럴듯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번째는 원숭이 장난감을 발견한 '빌'이 어린시절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에 대한 분노와
지금 현재의 자식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원숭이 장난감에 투영시켜,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직접 죽이고 있다는 것인데, 예고편에서도 유년시절과 지금의
자신과 아버지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범죄를 저지르고, 그걸 원숭이 장난감 탓으로 돌리는 식으로 죄의식을 덜고 있다, 그런 의미.
두번째는 이 모든 것이 '빌' 혼자만의 착각이라는 것.
현재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 빌의 무차별적인 인간 혐오를 원숭이 장난감을 통해
단순 망상한 것이라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는 어찌보면 '아메리칸 싸이코'와도 비슷하다.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에서도 크리스찬 베일이 연기한 패트릭 베이트먼이
동료니, 길거리 노숙자니, 콜걸이니 닥치는대로 죽이는 내용인데, 결론을 보면
'이게 결국 다 뭐였던 거지' 싶었었다.
영화 '더 몽키'는 2월 21일 미국에서 개봉될 예정이며,
비슷한 류의 영화들을 미루어봤을 때 OTT 플랫폼에도 금방 풀릴 듯.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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