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신청향으로

6. 새콤달콤 레몬주스

by 뚜니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면 화롄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타고 온 버스는 하루에 고작 두 번 운행된다.

증은 말끔히 해소됐지만, 이제야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증은 말끔히 해소됐지만, 이제야 걱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기념으로 사 온 레몬주스는, 조금 과장하자면 망치 대신 써도 될 만큼 단단하고 묵직했다. 진짜, 이건 호신용 레몬주스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새콤달콤하면서도 혀끝을 톡 쏘는 상큼함이 인상적이었다.

"이거 신청향 가요?"


지금 돌아봐도, 그때의 패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화롄 도심에서 몇 안 되는 버스를 타기 위해 20분을 꼬박 기다린 끝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사님께 한 번 더 확인했다.

돌아오는 버스가 언제 올지는 몰랐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몸을 실었다.



버스 정류장이 맞나 싶은 정류장에 내려 신청향에서 가장 유명한 레몬주스 가게로 향했다.

그렇다. 나는 이 레몬주스를 맛보기 위해서 신청향에 온 것이다.

인터넷에 쳐 봐도 간 사람이 나밖에 없어 보이는 가게지만, 화롄 시내 편의점에 이 음료가 따로 들어와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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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레몬 주스는 유자처럼 달달하니 맛있었고, 쟈싱 레몬 주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혀끝을 톡 쏘는 상큼함이 인상적이었다.

바로 마실 거면 살짝 녹은 상태로, 집에 가져갈 거면 꽝꽝 얼린 상태로 챙겨주는 센스도 기가 막혔다.


기념으로 사 온 레몬주스는 조금 과장하자면 망치 대신 써도 될 만큼 꽝꽝 얼어 있었다.

호신용 레몬주스라 불러도 될 정도였다.


갈증은 말끔히 해소됐지만, 화롄 도심까지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 막막해지기 시작했다.

타이베이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려면 화롄역으로 다시 가야 하는데, 타고 온 버스는 하루에 고작 두 대다.

결국 근처의 작은 기차역까지 걸어가 구간차라도 타기로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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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없어 차도로 돌돌 걸어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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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동안 차 한 대 보이지 않는 시골길을 걸었다.

밤에 오면 무서웠겠지만 낮이어서 노래도 크게 부르면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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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예매여서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무사히 표를 끊어 화롄역으로 돌아왔다.

돌고래와의 만남은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지만, 론자만의 첫 대만 여행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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