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원추리꽃을 아세요?
이왕 대만에 오래 머무는 거 되도록 모든 곳을 여행하고 오자!라는 모토에 따라, 뚜벅이 투어로는 가기 힘든 육십석산의 원추리꽃 투어를 예약했다.
화롄에서의 둘째 날, 귀여운 미니 버스가 숙소 앞으로 왔다.
저게 내 버스인가..? 하던 찰나 지잉- 울리는 핸드폰.
중국어로 뭐라 뭐라 하는 상대방이 건 전화였지만 눈치로 버스 기사님이신 걸 알았다.
탑승하니 이미 5명 정도가 있었다. 커다란 호텔 앞에서 4인 가족을 마지막으로 태운 버스는 붕붕 달리다가 어느 조그마한 변두리 휴게소에 들렀다.
그러더니 갑자기 인원을 반으로 나눠서 봉고차 두 대에 나눠 타라고 했다.
봉고차에 대해 편견이 있었던(...) 터라 굉장히 무서워서 내 위치를 알리려고 사진까지 찍었었다.
걱정이 무색하게 봉고차는 굽이굽이 언덕길을 약 30분 달리더니 원추리꽃이 만개한 꽃밭에 도착했다.
원추리꽃이 이렇게 예쁜 꽃인지 누가 알았을까.
딱 이맘때쯤에 피는 꽃이라 하여 솔깃한 마음에 신청한 투어였는데 아주 대성공이었다.
높은 고도에서의 해방감, 바람이 코 끝을 스치는 여유, 알록달록 예쁜 꽃과 나비를 보며 마음이 붕 뜨는 행복을 느꼈다.
아침부터 긴장하고 쉴 새 없이 이동해서 그런지 숙소로 돌아와서 정말 일찍 잠들었다.
내일은 오전부터 돌고래 투어를 갈 거니까 일찍 자야지!! 라 외치던 마음은 산산조각이 되었다.
파고가 높아져 위험하니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니 그걸 누가 출발 26분 전에 말해줘요.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서 머물 숙소도 없는데 기차 시간도 저녁이라 시간이 너무 떠 버렸다.
화롄이 크긴 하지만 도심 말고는 시골이라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니기엔 너무 힘든 도시인데.
어떡하면 좋을지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