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의 이야기
한적한 시골길을 혼자 걷다
새삼 조여오는 사무침때문에
낮은 시멘트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나도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은
가방에서 시집을 꺼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언젠가 친구가
내가 좋아할 것이라며 추천해준 한 시인의 시집이었다.
그의 시를 읽고, 산문집도 읽고,
그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와도 같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의
시 한편을 조심스레 꺼내어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 삼킨다.
그리고 눈을 감고
그의 세계를 상상한다.
그가 말했다.
“혼자라고 외로운 것은 아니야”
아니, 그가 그리 말하지 않았어도
내겐 그리 들렸다.
그 순간 벽에서 쉬익쉬익
숨소리가 들려왔고
가슴은 두근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