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2

스무살의 이야기

by 강수지

한적한 시골길을 혼자 걷다

새삼 조여오는 사무침때문에

낮은 시멘트 벽에 기대어 주저앉고 말았다.


너무나도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은

가방에서 시집을 꺼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언젠가 친구가

내가 좋아할 것이라며 추천해준 한 시인의 시집이었다.

그의 시를 읽고, 산문집도 읽고,

그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와도 같았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의

시 한편을 조심스레 꺼내어

한 글자 한 글자

꼭꼭 씹어 삼킨다.

그리고 눈을 감고

그의 세계를 상상한다.


그가 말했다.


“혼자라고 외로운 것은 아니야”


아니, 그가 그리 말하지 않았어도

내겐 그리 들렸다.

그 순간 벽에서 쉬익쉬익

숨소리가 들려왔고

가슴은 두근댔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