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덮친 마음
절반의 하루동안
온 하늘이 색색의 빛을
모두 토해내고 나면
비로소 어둠은 모든 것을 품는다.
나의 하루를 비춰주었던
커다란 빛이 지고,
나의 아픔을 감싸주는
따스한 빛이 떠오른다.
지워져가는 하루의 끄트머리에서
드디어 참아왔던 숨을 뱉어낼 시간이 왔다.
그제서야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었고
별들이 뿜어내는 모든 빛을
선명히 담고 싶어
두 팔로 가로등 빛을 가린다.
참, 신기하게도
달을 품고 있는 달무리들은
바다와 함께
나의 이야기들을 끌어 당긴다.
그러고선, 고요히 품었다가
너울거리는 푸름 속으로 흘려 보낸다.
이처럼, 밤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저 달과 별의 찬란한 빛 때문만은 아니다.
모든 것을 비워내도
다시 행복과 안도로 가득채울 수 있게 해주는
고요하고 포근한 어둠이 있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