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꽃잎 속에서 질식하여 죽으리라

파도가 덮친 마음

by 강수지

벅차도록 둥근 빛을 뿜어내는

달 아래서

나는 다짐했다


나는 꽃잎 속에서 질식하여 죽으리라


황폐하여 실바람에도

모든 것이 부서지는 세상 속에서


조금씩 모아온 생명의 향기와 함께

아릿하고도 달큰한 내음 속에서

그 무엇보다 모순적인 죽음을 맞이하리라


하마터면 잃어버릴 뻔한 생명을

붙잡을 수 있도록

빛을 비춰준 달에게 기도하며

펜을 잡고

사랑하는 것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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