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지구대 이야기 26.
요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리 구매 요구형 노쇼사기가 늘어나고 있다. 보이스피싱의 일종으로 볼 수 있는데 명백한 사기범죄이다.
관내에 노쇼사기 피해를 입을뻔한 가구점 사장님이 있었다. 사장님은 큰돈의 유혹에 빠질 뻔했지만, 열심히 교회를 다니셨던 탓인지 마지막에 이상함을 느끼셨고 피해를 입지 않았다.
대리 구매 요구형 노쇼사기는 사업주에게 특정 물품을 대신 구매하거나 선결제하도록 유도하고 나서 잠적하는 방식의 사기 수법이다.
범죄자들은 인근 관공서를 사칭해서 공문과 명함도 포토샵으로 자세하게 만들어 놓고, 일일이 인근 자영업자에게 전화하여 한 명이 걸릴 때까지 사기를 친다. 네이버포털에서 검색하면 다 나와서 개인정보도 필요 없다.
대리 구매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리 구매를 해야 하는 업장 역시 한통속이다. 여기서 피해자의 돈을 갈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가구점 사장님도 이러한 과정이었다.
인근 대학교 총무처의 누구라는 사람이라면서 가구점으로 전화가 왔었다. 기숙사를 새로 리모델링해야 해서 침대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니, 대량 발주가 가능하겠냐며 큰돈의 이익에 눈이 멀도록 만들었다.
범죄자들은 미리 인터넷으로 침대의 가격을 시장조사한 뒤 사장님에게는 거의 2배의 가격으로 불렀다. 사장님을 옳다구나! 하고, 곧바로 발주 넣을 준비를 했다.
그러자, 범죄자들은 본인들이 다른 곳에서 가구도 주문해야 하는데, 같은 가구점끼리 먼저 선결제를 해주었으면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가구점에서 모두 사면 안 되니 나누어서 산다는 그럴듯한 명분도 내세웠다.
해당 업체의 사업자등록증과 모든 것을 위조해서 보내주기도 했다. 50대 부부는 당연히 혹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은 집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경기도에 있는 모 가구점 계좌로 1,700만 원을 송금하라고 했다. 아내는 곧바로 은행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해당 가구점은 체인점이어서 본사로 발주를 요청하기 위해선 10%의 디파짓이 필요했다. 그래서 디파짓만이라도 결제를 해주라고 했지만, 범죄자들은 그 돈도 없다고 했다. 이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고, 거기 나오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대학교에서는 간담이 서늘한 말을 했다.
"아 거기 보이스피싱이에요. 절대 결제해주지 마세요. 저희는 개인에게 전화해서 물품을 요청하지 않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세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남편은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송금하지 못하도록 막았고, 우리 경찰에게 곧바로 신고하였다. 이 모든 것이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상황이었다.
2시간 만에 1,700만 원을 날릴 뻔했다.
여기까지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들은 진술이었다. 그리고 범죄자들은 가구점 사장님이 눈치챈 사실을 알지 못하고 계속해서 전화를 하고 있다고 했다. 사장님은 이 사람들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했지만 우리의 생각은 달랐다.
경찰도 이러한 신고를 많이 접한다. 현금으로 준다며 꼬셔서 가게로 오면 잡으려는 노력도 해봤다. 그런데 소용없다. 이 범죄자 일당은 I.P를 돌려서 해외에서 전화를 건다. 계좌도 대포계좌이다. 현금으로 준다고 해도 본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수가 없는 구조이다.
가구점 사장님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돈을 보내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인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런데, 이 범죄자들에게 경찰이 알고 있다는 사실이라도 알려주려고 전화를 해보았다.
"ㅇㅇ대학교라고 하셨죠? 침대를 왜 이렇게 비싸게 사시는 거예요?"
"아 저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그럴 뿐입니다."
"아 그럴싸하네요~ 근데 어쩌죠, 내가 경찰인데."
"띠띠띠---"
전화는 곧바로 꺼졌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조선족이었다. 조선족 일당이 전화를 한 것이면 중계기를 통해 해외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확실했다. 옆에 있던 조원이 조선족 목소리를 듣자 흥분했다.
"이 자식들이 왜 이렇게 우리나라 사람들만 괴롭히는 거야. 사장님 저 놈들 다른 업체 번호도 줘봐요. 나도 전화해 볼게요."
사장님은 곧바로 전화를 걸어 조원에게 넘겨주었고, 조원은 조선족에게 험한 말을 퍼부었다. 그러자 조선족은 가만히 듣고 있더니 "이 싸스끼네" 하며 조선족 욕을 하기 시작했다. 스피커폰으로 나와 가구점 사장님 내외 모두 듣고 있었는데 어이가 없었다.
마지막에는 범죄자들이 먼저 전화를 끊었다. 도저히 당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조원은 말싸움에 도가 텄다. 이 범죄자들의 전화번호는 시스템에 등록을 하고 차단을 시켰다. 이제 해당 번호로는 사기를 치지 못할 것이다.
가구점 사장님에게 앞으로 더욱 조심하셔야 하고, 어떤 법적절차를 진행했는지 설명을 해드리고 있는데 옆에 성경책과 주보가 보였다. 교회를 다니시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말미에 이 말씀도 드렸다.
"사장님 감사헌금 하셔야겠어요.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