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개인형 이동장치(PM) 문제의 심각성

세상만사 지구대 이야기 3.

by 소까니 경찰관

개인형 이동장치는 영어로 PM이라고 불리는데, 풀어서 쓰면 Personal Mobility라고 한다.


개인형 이동장치는 개인이 구매를 해서 타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돈을 지불하고 빌려서 타는 형태로 많이들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18년 전후로 전동킥보드가 일반 소비자용으로 본격 유입되기 시작했고, 곧바로 2019년부터는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확산됐다.


이에 발맞춰 관련 법안이 발의되면서 점점 제도적으로도 편입되기 시작했는데, 2020년에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전동킥보드가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됐고, 202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개인형 이동장치(PM)의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했다.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행하려면 기본적으로 나이는 만 16세 이상이어야 한다. 대게 고등학생 미만이면 운전하면 안 되는 것으로 보면 된다. 게다가 면허도 있어야 한다. 원동기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1종 보통면허나 2종 보통면허가 있으면 원동기 면허가 없어도 운행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최소요건이 존재함에도 우리가 길거리에서 PM운전하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면허가 없는 청소년들이다.


백에 열은 무면허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원동기 면허가 있는 고등학생이 운전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 역시 경찰 생활하면서 1명밖에 보지 못했다.


지구대에도 112 신고가 자주 들어온다. 청소년비행 또는 위험방지 목적으로 접수되는데, 인도를 위험하게 질주한다든지 2명이 함께 타서 위험하다는 신고도 많지만 대부분 청소년인 것 같은데 무면허로 PM을 탄다는 신고가 제일 많다.


당연하다. 대부분 청소년들은 무면허로 PM을 운전하고 있다. 이런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도착하면 학생들은 이동 중인 상태였기 때문에 이미 자리를 이탈해 버린 경우가 많아서 단속을 하기 어렵다.


단속이 우선이라기보다는 정말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계도 차원에서 급하게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작 청소년들은 본인들이 무면허로, 심지어 2명이 타고, 헬멧도 쓰지 않은 채 PM을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인지 잘 알지 못한다.


일단 빨리 도착해 단속을 하거나, 신고자가 잡고 있는 경우에 얼른 가서 청소년들과 대화를 해보면 대부분 재수가 없어서 단속이 된 정도로 치부하고, 빨리 가야 하니 어떻게 처벌되는지, 얼른 처벌해 달라는 등 배짱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참 어이가 없다.


사고가 제대로 나본적이 없으니 본인들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본인들은 무면허로 운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부딪혀 사고까지 나버리면 무면허 교통사고에 해당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으며, 보험처리가 되지 않아 민사소송까지 이어져 집안이 풍비박산 날 수 있다.


일단은 단순 무면허로 적발이 되면 범칙금 10만 원에 불과하다. 만 16세 미만이면 부모님 이름으로 대신 통고처분이 된다. 이런 일들 때문에 청소년들은 사고만 나지 않으면 계속 운행하고 부모님 이름으로 계속 통고처분 스티커가 발부된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일례로 최근에 적발한 청소년들을 보면 가관이다.


중학교 1학년 남학생 2명이 공원에서부터 PM을 함께 타고 오다가 속도를 제때 줄이지 못해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충격했다. 다행히 학생들은 전혀 다치지 않았는데, 도망가려고 하니 근처에 있던 아저씨가 잡아서 112 신고를 하셨다.


곧바로 도착해 보니 청소년들은 혼나? 고 있었던 듯하다. 아저씨를 돌려보내고 청소년들 부모님에게 전화를 했고, 주차된 차량 차주에게 연락이 닿도록 하여 수리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현장종결하였다. 사람이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 학생들을 그냥 돌려보내면 안 되니 훈계를 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브레이크가 잘 안돼서 사고가 났는데, PM기계 잘못 아닌가요?"라고 대뜸 말을 하였다.


이 말을 듣자 누군가의 핑계를 대려고 하는 학생에게 화가 나서 다시 훈계를 시작했다. "무면허로 타고 다닌 것 자체가 잘못인데, 지금 기계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사고 났다면서 화내는 거냐? 아까 만져보니까 브레이크도 잘 작동하던데 누군가한테 핑계 댈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잘못한 게 있으면 100% 책임지는 거야."


호되게 혼냈더니 쭈뼛쭈뼛 대답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정말 생각이 어린 청소년들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단속하고 훈계하고 있지만 정말 답이 없다.


위의 예에서는 주차된 차량만 충격했지만, 인도에서 노인을 치었던 사례도 있다.


고등학교 야구부 학생이었는데 옆에 있던 친구나 부모님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성실한 아이라고 한다. 그날도 저녁 늦게까지 연습을 한 후 급하게 집에 가기 위해 무면허로 PM을 몰다가 인도를 걷던 노인을 치었던 것인데, 노인이 많이 다쳤다.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머리는 물론 후두부 충격으로 인해 코에서도 피가 많이 났다. 정작 운전자인 학생은 전혀 다치지 않았다.


그래도, 이 운전자인 학생은 무면허 인명 피해 교통사고이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다.


나이도 고등학생이니 촉법소년에 해당하지도 않아서 제대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보험처리도 그냥 자비로 해야 하기 때문에 재산상 손해 역시 제대로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관내에서는 무면허 PM으로 인해 운전자인 청소년이 크게 다치거나 죽기까지 한 경우는 아직 없다. 그렇지만, 본인이 다치지 않았을 뿐 운전미숙으로 인해 상대방이 다치는 경우는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학부모들은 제 아이들을 혼내기보다 이 제도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형 이동장치 대여 앱에서 아무 면허나 올리면 인증이 되어 학생들이 운행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어른들을 탓한다.


물론 제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필자 역시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무엇보다 남들이 다 이런 식으로 한다고 해서 휩쓸려 움직이는 청소년들의 책임이 제일 크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문제는 당연히 부모의 책임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부모 역시 밖에서만 문제를 찾을 것이 아니라 집 안에서도 뚜렷한 교육이 필요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학생 본인이 다치는 경우뿐 아니라 상대방도 크게 다칠 수 있고,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교육해야 한다. 게다가 한창 미래가 창창함에도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고, 재산상 피해로 인해 부모님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아이는 안 그럴 거야.' 또는 'PM회사가 문제야.'라며 교육을 외면한다면 결국 모든 피해는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




오늘도 아파트 단지 입구나 대형 교차로 인근에는 수없이 많은 개인형 이동장치가 주차돼 있다. 하교 후 학원 이동시간이 되면 청소년들은 또 아무런 죄의식 또는 걱정 없이 운행할 것이 뻔하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노면은 얼어붙어 더욱 위험한데 걱정이 한가득이다.


필자 역시 항상 단속 또는 계도하기 위해 학원가 인근만 거점근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한 번 단속할 때는 인근 학생들도 볼 수 있게 가시적으로 단속을 하고는 있지만 각 가정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우리 아이를 위해서, 우리 가족을 위해서, 다른 사람의 가족을 위해서는 꼭 집에서부터 개인형 이동장치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선행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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