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동간 변호사입니다.
직장인에게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입니다.
하지만 어느새 그 자리에서의 웃음과 술기운이 ‘사건’으로 변할 때가 있습니다.
“그날은 다 같이 웃고 있었는데요.”
“진짜 그런 의도 아니었어요.”
이 말, 제가 상담 중에 가장 자주 듣는 문장입니다.
문제는, 의도와 관계없이 상대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건 법적으로 ‘성추행’으로 인정된다는 점입니다.
특히 회식 자리라는 특수한 공간에서는
서로의 거리감이 모호해지고,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 한순간의 실수가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실감하지 못하고 계시죠.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다면,
당신 역시 “혹시 내 행동이 문제였던 걸까?”라는 불안 속에 있을 겁니다.
그 불안함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불안보다 더 위험한 건, ‘별일 아니겠지’라는 생각입니다.
Q1. 왜 회식 자리에서의 ‘스킨십’이 성추행으로 해석될까?
많은 분들이 묻습니다.
“정말 어깨를 두드린 것만으로 성추행이 될 수 있나요?”
네, 상황에 따라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성추행은 폭력처럼 눈에 띄는 행위가 아니어도 성립합니다.
상대가 느낀 성적 불쾌감이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가해자의 의도’보다 ‘피해자의 인식’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즉, 내가 웃으며 한 행동이라도 상대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건 ‘추행’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회식 자리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술입니다.
술이 들어가면 분위기가 흐려지고 경계가 사라집니다.
자신은 단순히 친근함의 표현이라 생각해도,
상대는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불쾌한 접촉”으로 느낄 수 있죠.
둘째, 직장 관계입니다.
상하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드러내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재판부는 회식성추행 사건에서
‘위계에 의한 강제추행’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법 제298조를 보면,
폭행이나 협박을 사용해 추행을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즉, “단순한 실수”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그날 분위기상 자연스러웠다”는 변명은 왜 통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범죄는 ‘분위기’가 아니라 ‘상대의 의사’가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웃었다고 해서 동의한 게 아니고,
말없이 있었다고 해서 괜찮았던 것도 아닙니다.
Q2. 억울하더라도 무조건 부인하는 태도는 독이 됩니다
회식성추행 사건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패턴이 있습니다.
바로 “억울해서 부인하다가 오히려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입니다.
물론, 진짜 억울한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찰이나 검찰이 보는 건 ‘감정’이 아니라 ‘태도’입니다.
수사기관은 혐의를 완전히 부정하는 사람보다
자신의 행동이 불러온 결과를 인정하고,
그에 맞게 반성하는 사람에게 더 신뢰를 보냅니다.
즉, 억울하더라도 진술의 중심을 “사실관계 정리”에 둬야 한다는 뜻입니다.
“술이 많이 취해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서 문제 될 줄 몰랐습니다.”
이런 말은 오히려 상황을 더 모호하게 만듭니다.
기억이 없다는 건 ‘고의성’이 아니라 ‘무책임’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모든 걸 다 인정하라는 말도 아닙니다.
핵심은 ‘어떤 부분은 명확히 인정하고, 어떤 부분은 근거를 통해 해명하는 것’입니다.
이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진술의 방향, 반성의 표현, 피해자 합의 여부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회식성추행은 피해자와의 합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피해자가 제출하는 처벌불원서 한 장이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감정이 격해진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는 건 금물입니다.
오히려 2차 가해로 비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죠.
따라서 반드시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인 조율 절차로 합의를 시도해야 합니다.
회식성추행은 ‘술자리에서 벌어진 오해’가 아니라
법적으로는 ‘성범죄’입니다.
그리고 성범죄는 흔적이 남습니다.
벌금형 하나로 끝날 수도 있지만,
그 기록은 사회생활, 승진, 이직, 해외취업에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닙니다.
지금 “진짜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라고 생각하신다면,
바로 그 인식이 위험합니다.
성추행 사건은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진술하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술자리의 실수는 하루면 끝납니다.
하지만 수사 기록에 남은 흔적은 평생 갑니다.
그러니 지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억울함이 있더라도, 감정이 앞서기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하십시오.
그 한 걸음이, 당신의 내일을 지키는 유일한 방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