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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마님 Jul 01. 2022

콜롬비아에서 커피콩 따기

살렌토 salento EP 2/3

우리는 커피 열매의 2%만 소비한다. 향기의 형태로.

오늘은 그 커피콩을 키워낸 나무들의 이야기.

 



Monday, December 28, 2015


콜롬비아 커피밭 투어는 북부에서 들렀던 민카에 이어 두 번째다. 살렌토는 콜롬비아의 중부 도시로, 해발 1850m 정도의 높이에 있다. 높이 탓인지, 민카의 커피밭처럼 이곳도 아침저녁으로 습했다.

(참고로, 한라산 정상 1950m.) 


살렌토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수프리모 종으로, 새콤하면서 단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노랗게 익은 커피 열매가 더 단맛이 나 좋은 값을 받는다고 한다. 어떤 나무는 빨간 열매가, 어떤 나무는 노란 열매가 맺혀있어서 섞어 심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재미있다. 어떤 나무가 어떤 색의 열매를 맺을지 심을 때는 몰라, 그건 심는 사람의 운인 것 같아.


빨갛게 익은 커피 열매를 맛보았다. 새콤 달큼한 맛이 나서 내 입맛엔 썩 괜찮았다. 그럼에도 살은 으깨어 발라지고 씨앗을 먹는다는 점이 재미있다. 은행처럼 냄새가 나는 열매도 아닌데 말이다. 커피나무 입장에선 무척 억울한 일이다.


잘 익은 커피 열매는 벌레에게도 인기가 좋다. 그래서 바나나, 파파야 등 달콤한 과일나무를 커피나무 사이사이에 심어두어 벌레를 유도한다. 키가 큰 과일나무들은 커피나무에게 그늘을 주어 과한 햇볕으로 받게 될 스트레스도 피하게 해준다. 그리고 우리도 먹고, 가이드가 웃으며 말했다.


커피투어를 마치며 역시나 에스프레소 한 잔을 나누어준다.


바나나와 파파야 나무가 지켜준,

달큼한 커피 열매가 감싸고 있던,

달콤 쌉쌀하고 진한 향.


이렇게 또 식물들에게 빚을 진다.


<사진1> 꽃자리에 열매가 맺힌다. 가운데 꽃망울 끝을 잘 보면 꽃 끝에 커피 열매가 동그랗게 달려 있다.

지나간 자리에 열린 탐스런 알갱이들

<사진2> 인디언 아니고 접니다. (현지화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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