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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마님 Jul 03. 2022

하늘에서 보내는 12월 31일

콜롬비아에서 파타고니아로.

1월 1일, 콜롬비아에서 파타고니아로.

내가 식물이라고 상상해본다. 나는 콜롬비아라는 화분에서 칠레라는 화분으로 옮겨 심어진다. 남미대륙의 최북단에서 최남단으로. 화분이나 옮겨 심은 손을 탓해봐야 바뀌는 것은 없다. 그저 받아들이고, 민첩하고 안전하게 뿌리를 내리는 몫을 잘 해내면 된다.


계획이 없고 공부를 하지 않은 게으른 여행자의 루트는 간단했다:  콜롬비아에서 브라질로, 반시계 방향으로 이도시에서 다음 도시 여행 계획을 짜서 여유 있게 여행하는 것.

그런데 콜롬비아 북부에서 칠레 여행자를 만나고 일정이 바뀌었다. 남미대륙의 남단 파타고니아는 11월부터 2월까지가 여름이고, 나머지는 해도 짧고 매일같이 비가 오는 우울한 겨울이라는 것, 그래서 내 일정대로 가면 파타고니아까지는 못 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 12월이 다 갔는걸? 그래서,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북부는 잠시 미루고 칠레 남단의 파타고니아를 먼저 1달 보기로 했다. 급하게 비행기표를 샀더니 예정에 없던 비행기 삯 70만 원의 대출혈이 생기고 말았다.


보고타에 하루 머물며 파타고니아 트래킹에 필요한 준비물을 모두 샀다. 하이르의 집에서 짐을 꾸리고 있다. 이번에는 여름용품을 모두 두고, 겨울용품만 들고 떠난다!


파타고니아 트래킹 준비물로 새로 산 것 (총 50만 원)

1. 귀가 가려지는 붕어빵 장수 같은 털모자 2. 넥워머 3. 방한장갑 4. 플리스 집업 5. 바람막이 점퍼 6. 수면양말 7. 러닝 레깅스 8. 산악화 9. 식칼. 락앤락

10. 새로산 초록색 원피스 11 밝은 색 티셔츠 12 운동 양말 13 레토르트 식품 14 세면용품



Wednesday, December 30, 2015

편안한 밤 버스를 타고 도착한 보고타는 겨울이었다. 지난주에 내가 더위와 모기에 쩔쩔매던걸 생각하면 신기해요. 한 나라에 4계절이 한 번에 모두 있다는 게요. 도착해서 짐 꺼내자마자 이 딱딱 떨면서 후드 꺼내 입고 쪼리에서 운동화로 갈아신었습니다.


the sunset. 31, DEC, 2015  & Friday, January 1, 2016

2015년 마지막 해를 비행기 안에서 보았습니다. 오래도록 원하고 바라던 세계여행을 시작한, 잊지 못할 2015년... 그 마지막 해가 저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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