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울컥 엄마가 차오른다. 품으려고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왜 그렇게 사냐고 윽박지르기만 했다. 기댈 곳 없는 세상에 홀로 선 엄마는 얼마나 춥고 외로웠을까.
몸이 내려앉고 마음도 내려앉고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었는데.
벼랑 끝에 선 당신을 모질게 몰아세우기만 했을까.
엄마는 평생 일곱 살이다. 줄 수 있는 마음도 사랑도 일곱 살이다.
60년만큼의 사랑을 달라고 생떼를 썼다. 왜 이것밖에 못주냐며 매몰차게 대했을까. 단지 사랑받지 못해 줄 수 없을 뿐인데. 받은 사랑이 없어서 줄 방법을 모를 뿐인데.
뒤늦은 후회가 가슴을 친다. 마지막까지 따스하게 보내주지 못했다. 원망이라 생각한 웅덩이에 못다 한 애정이 남아 있었나 보다.
어제저녁부터 이가 아팠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시리고 아릿한 통증이 전해왔다. 그냥 두면 괜찮겠지 하고 하룻밤을 보냈다. 아침이 되어도 불편함은 여전했다. 충치인가 잇몸염증인가 고민하다 병원을 찾았다. 잇몸염증이 있다고 했다.
당뇨합병증으로 치아를 모두 잃었던 엄마가 떠올랐다. 자신의 일부가 하나씩 떨어져 나갔을 때 상실감은 얼마나 컸을까. 이 하나 불편한 걸로 이토록 마음이 쓰이는데 당신은 어떻게 견뎌 냈을까. 마음이 망가지고 몸이 망가져 가는 고통을 당신은 어떻게 감내했을까. 더 이상 쉴 곳 없는 삭막한 세상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가슴이 저릿해졌다.
더 안아주지 못했을까. 아프다 했을 때 보듬어 주지 못했을까.
차가웠던 내 모습이 떠올라 미칠 것 같았다. 이기적인 행동들이 비수가 되어 찌른다. 많이 외롭고 아픈 사람인데 내 상처만 들여다 보기 급급했을까.
65 년을 채우지 못하고 노인이 되어 보기도 전에 떠난 엄마에게 화해를 청해봅니다.
많이 늦었지만 더 늦지 않기 위해 이 글을 띄웁니다. 텅 빈 가슴으로 살다 간 엄마가 다음 생에선 덜 외롭고 덜 아프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