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되지 못하고 떠난 나의 엄마에게
15330일 동안의 애증 흘러보내기
엄마를 미워하는데 15330일을 소비했다. 엄마가 하늘로 떠나가는 전날까지 내가 옳은 줄 알았다. 내 믿음이 판단이 올곧은 신념인 마냥 엄마를 마음껏 조롱하고 미워했다.
이별이 올 걸 알고 있었지만 헤어짐은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작스러웠다. 고집스러운 원망과 분노가 한낱 신기루 같은 허영이자 허상이었음을 깨달았다.
영면에 잠긴 엄마 앞에 무너졌다.
불혹이 넘어서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어댔다. 몇십 년 전 당신이 어린 나를 두고 뒤돌아 섰던 그날처럼. 주저앉아 엄마를 부르고 또 불렀다.
한번 버려졌던 기억은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살갗을 쑤셔댔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다시 생채기가 난 듯 쓰라렸다.
숨쉬기 어려운 고통이 이런 것일까.
엄마는 죽음이 내려앉은 병실에서 숨이 다해가던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혼자 남겨진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을까. 끝까지 곁을 내어주지 않던 딸자식을 원망했을까.
단 한 번의 봄도 허락하지 않았던 세상을 증오했을까.
마지막도 지키지 못했다
늦은 밤 임종이 임박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섰다.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의사의 말을 새기고 있었지만 부닥친 현실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어찌할 줄 모르던 일곱 살 아이 모습으로 서 있었다.
부랴부랴 도착한 병실, 성미 급한 엄마는 이미 떠난 후였다. 엄마 눈가에 맺혀 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남아있던 마지막 온기가 사라졌다. 죽도록 끊어내고 싶었던 미치도록 갈구했던 애증의 존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제 완전히 철저하게 혼자다.
그토록 원했던 홀로서기는 오히려 나를 무너뜨렸다. 자책 속에 자신을 눕히고 마구 할퀴고 소리쳤다.
이제 속 시원하냐고.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