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결 | EP.22 상처가 문장이 되기까지
가끔 사람들이 내게 말한다.
“글이 참 따뜻하네요.”
“위로받는 기분이에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조용히 웃는다.
고맙고, 감사한 마음.
하지만 동시에
그 따뜻함이
그저 피어난 것이 아니라는 걸
그들은 모를 것이다.
내 글은 조용히 태어난다.
바다 속 조개처럼,
말할 수 없는 마음을 삼킨 채
고통을 감싸며
천천히 진주를 품듯.
ㅡ
대부분의 글은
무너진 마음을 부여잡고
겨우 버티는 중에
쏟아진 문장들이었다.
슬픔을 꾹 삼킨 밤,
감정을 눌러 삼키다
문득 찾아온
조금 늦은 깨달음이
손끝으로 흘러나왔을 뿐이다.
내가 써낸 문장 하나하나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고통이라는 모래알 하나가
가슴 깊숙이 들어와
날카롭게 찌를 때-
그것을 곧장 꺼낼 수 없기에
나는 조용히,
천천히,
감싸고 또 감싸며
버텼다.
그래서 내 글은
한순간에 태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을 품은,
감정의 결정체다.
ㅡ
예전의 나는
그저 “아프다”는 말만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고통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내게 묻는다.
이 고통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나는 이 안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렇게 질문을 던지다 보면
고통은 조금씩
형태를 바꿔간다.
그저 아픈 것이 아니라
내 안 어딘가를
바꾸는 작은 씨앗이 된다.
니체는 그것을
아모르 파티라 불렀다.
운명을 사랑하라.
지금 이 고통까지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사랑하라.
ㅡ
처음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통을...
어떻게 사랑한단 말인가.
그토록 무섭고,
피하고 싶은 것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조개의 상처가
진주를 만들어내듯,
어떤 고통은
나를 더 깊게 만들었고
결국, 나를 쓰게 만들었다.
이제는 안다.
성장은 언제나
기쁨 속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걸.
ㅡ
가장 쓰라린 순간,
나는 조금씩 단단해졌고
그때 흘린 시간들이
누군가의 밤에
작은 등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고요히 내 안의 진주를 꺼내어
누군가의 상처 위에
말없이, 조심스레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