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아, 너 지금 나랑 숨바꼭질 중이니?]
가끔 글이랑 눈싸움을 한다.
근데 얘, 눈이 없다.
눈도 없으면서 자꾸 이긴다.
이게 말이 되나?
가끔은 법적으로 따지고 싶다.
내가 먼저 시선을 피하면
글은 오늘도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기분 탓일 수도 있다.
근데 얄밉다.진짜 얄밉다)
혹시 내가 쳐다보다 지치면
불쌍해서 먼저 말을 걸어주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혼자 알아서 써지진 않을까?
그래서 마우스를 잡고
한참을 바라본다.
커서만 깜빡깜빡.
난 이미 눈이 마르고,
안구건조증이 미래를 예고하는데
글은 묵묵부답이다.
이쯤 되면 얘는 무소유를 실천 중인 듯하다.
나는 왜 이렇게까지 쓰려고 하는 걸까.
성격탓인가?
그렇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또 앉는다.
왜냐하면....
글이 이기면,
그날 기분이 찝찝하거든.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눈 없는 글과
영혼의 눈싸움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