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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아로 나를 지키는 다섯 가지 원칙

마리엘로즈의 인간관계론 제 9 장

by 마리엘 로즈


제 8 장 사람을 아끼는, 나만의 세 가지 방식 (이전글)



마음을 열면
나는 늘 전부를 주었다.

그래서 한 번의 상처가
오래 남았다.

조금씩 나누는 법을 몰랐던 시절,
누군가를 믿는 일은
곧 나를 전부 내어주는 일이었다.

그렇게 다치고 난 뒤,
내 안의 초자아는
무기처럼 자라났다.

상처를 막고,
감정을 조율하며,
삶을 통제하는 단단한 갑옷.




그러나 이제,
그 초자아는 더 이상 날 선 무기가 아니다.

누군가를 밀어내는 방패가 아니라
숨 쉬듯 자연스럽게 나를 지키는 호흡이 되었다.

어떤 순간에도
나를 잃지 않게 해주는 중심.

그 변화는 조용했고,
오래도록 스며들었다.



상처 없이 깊어지는 다섯 가지 원칙



1. 감정을 ‘느끼는 것’과

‘반응하는 것’을 구분한다

화를 느끼는 나,
불안에 잠긴 나.

그 감정을 억누르지 않되,
즉시 반응하지 않는다.

한 걸음 물러서서 말한다.

“지금 내 안에
이런 감정이 일고 있구나.”

감정이 나를 휘두르지 않게 하고,
나는 그 안에서 중심을 지킨다.

그것은 회피가 아니라,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다.



2. 상처를 원인보다 구조로 본다

예전엔 모든 상처에
누군가의 얼굴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감정을 일으킨
내 안의 구조를 먼저 본다.

상처란 단지 사건이 아니라
지켜야 했던 감정이
무너진 자리다.

그래서 고통은 원인이 아니라,
이해를 위한 재료가 된다.




3. 말과 행동 너머의 맥락을 읽는다

누군가 무례하게 굴거나
상처를 남겼을 때도
그 말 너머를 본다.

그 사람의 배경,
결핍,
두려움.

감정을 건너야 들리는 이야기들.

이해가 깊어질수록
상처는 줄어든다.



4.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을 기준으로 선택한다

무엇이 더 편한가보다
어떤 모습이 나에게 어울리는가를
먼저 떠올린다.

욕망보다 방향,
두려움보다 기준.

그 기준은
누가 준 도덕이 아니라
내가 세운 품격이다.



5. 관계를 ‘구조’로 인식한다

서로가 남기는 파장,
멀어졌을 때의 공기,
가까워질 때의 온기.

그 모든 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본다.

그래서 나는
쉽게 다가가지도,
쉽게 멀어지지도 않는다.

움직일 땐
끝까지 책임진다.

그것이 나의 방식이다.




이제 나의 초자아는
칼처럼 휘두르는 무기가 아니다.


필요할 때만 펼치는 우산처럼,
나를 조용히 감싸는 장치다.

누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지키는 방향.


인간 관계에서도,

사랑 앞에서도,
두려움 앞에서도
나는 더 이상 움츠러들지 않는다.


내 속도로,
그러나 단호하게,
나를 지켜가고 있다.


지금의 나는
이대로 충분하다.

그리고,
더 단단해질 것이다.



초자아란?

내 안의 또 다른 나.
나를 지켜야 할 때는 방패가 되고,
나를 바로 세워야 할 때는 나침반이 된다.

때로는 단단한 규칙으로,
때로는 부드러운 경계로
감정과 행동을 조율하며
내 삶의 방향을 지켜주는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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