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Hogu Series] Prologue 계산보다 관계를 남기는 사람

by 마리엘 로즈


“너, 그러다 호구 돼.”
그 말,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종종 들었고,
누군가에게 말한 적도 있습니다
그냥 걱정하는 마음이었어요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말은 가끔 이렇게 들리기도 합니다
“넌 진짜 호구야.”
상대가 나를 걱정하는 게 아니라
내 선택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음.

'호구 될지도 몰라’라는 말에는
조금의 조롱과,
조금의 연민이 섞여 있죠.



그런데 말이에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호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의외로 오래 곁에 남는 사람들이더라고요

계산보다 정을 먼저 떠올리고,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괜찮아, 내가 좋아서 한 일이야.”
하고 웃는 사람들.

그러다 보니
오히려 그 옆엔 사람이 남아요
따뜻함을 알아채고,
그 따뜻함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제 부모님이 그런 분들이었어요.
술자리에선 꼭 계산하고,
집에선 언제나 먼저 손 내밀고,
자식보다 먼저 남을 챙기고.

어릴 땐 속상하기도 했죠.
왜 늘 손해 보는 것처럼 보이는지,
왜 그렇게 어설퍼 보이는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부모님 옆엔 언제나 사람이 있었어요
떠나지 않고,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 따뜻함이 왜 그렇게 아득한지.
그 조용한 배려가
왜 오래 기억에 남는지.

호구라 불리더라도
끝까지 곁에 남는 사람,
마음으로 기억되는 사람.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요즘입니다
조금은 손해 보더라도,
계산보다 관계를 남기며
조용히 오래 머무는 사람.

그 마음이
누군가에게 온기가 될 수 있다면,
저는 그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는
‘호구처럼 살아도 괜찮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다소 유쾌하게,
조금은 찡하게,
가끔은 뜨끔하게.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도
다시 다가서는 당신에게.
이 이야기들이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작가의 이전글단정하게, 천천히,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