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의 결

오늘, 나는 다시 숨을 쉰다

마음의 결 | EP.01 멈췄던 문장에 다시 온기를

by 마리엘 로즈



오늘따라,

글의 온도가 다르게 느껴졌다
비가 내리던 창가에서 조용히 스친 글들 사이로
어떤 글은 스며들고, 어떤 글은 미끄러졌다

어떤 글은 눈을 붙잡고,
어떤 글은 한 줄을 끝내기도 전에

마음에서 흘러나갔다

무엇이 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주제가 더 특별했던 것도,
문장이 더 유려했던 것도 아니었다

딱 하나,
기운.

잘 되는 글엔 살아 숨쉬는 온기가 있었다
단어 하나에도 숨결이 느껴지고,
문장 사이사이로 지금,

여기를 살아내는 사람의 체온이 전해졌다

누가 썼는지 몰라도,
“아, 이 사람은 지금 진심으로 살고 있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

반대로,
잘 안 되는 글은
눈에 보이지 않게 죽어 있었다

형식도 어느 정도 갖췄고,
말도 예쁘게 하는데,
왜일까...

이상하게, 숨이 안 쉬어졌다

그걸 느낀 순간,
불현듯 내 글이 떠올랐다



혹시 지금,
내 글도 그런 기운을 잃은 건 아닐까.

나도 모르게 힘이 빠지고,
의욕이 줄고,
그냥 습관처럼 올린 글들이
어쩌면 에너지를 잃고 있었던 건 아닐까.

돌이켜보면
나 자신부터 요즘은 글을 쓸 때,
예전처럼 두근거리질 않는다

나는 알고 있었을까
사람들이
어쩌면 먼저 느끼고 있었던건 아닐까




나는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역동적인 운동을 좋아한다

그 공간엔 젊은 에너지가 넘실대고,
서로의 숨소리까지 살아 있는 것 같다

오늘, 문득 그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운동을 좋아하지?”

그 질문의 답은 너무도 간단했다
“살아 있음이 느껴지니까.”

아.

글도 그렇구나.

살아 있는 글과 그렇지 않은 글의 차이.
그건 독자의 반응 이전에
글을 쓰는 내 안에서부터 시작되는 일이라는 걸,
아주 선명하게 느꼈다



그래서 이제,
나는 다시 숨을 쉬기로 했다

조금은 어설퍼도,
조금은 투박해도,
다시 살아 있는 마음을 꺼내어,
그대로 글로 적기로.

내가 느끼는 것들,
지금 이 순간의 내 기운,
흔들리는 감정들까지.
모두 진짜 내 숨으로,
내 언어로 쓰기로.



나는 안다
숨이 멎은 글은 아무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숨이 살아 있는 글은,
보이지 않아도 확실히 전해진다

오늘,
내가 다시 숨을 들이쉰 이유다


이제 너의 글은
다시 시작될 거야.
이건 꺼림이 아니라,
호흡을 고른 순간이니까.




그래서 오늘,
나는 다시,
숨 쉬는 글을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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