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주역: 강기진
스물에 읽는 쇼펜하우어
서른에 읽는 아들러
마흔에 읽는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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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이때엔 이 책'과 같은 '나이 팔이' 책들의 상업적인 냄새가
많이... 별로였던 나
오십이 낼모레가 되자
책'오십에 읽는 주역'을 찾아본다
오십은 어떤 나이일까?
하고 찾아보니
'오십에 읽는' 말고도
'오십에 처음 만나는'
'오십에 시작하는'
제목의 책들이 있더라
하루하루 빠져가는 허벅지 근육과
야금야금 붙는 등살을 느끼는 오십
장수만세 시대
오십에 이른 이들은
'반 백 살'의 아이처럼
무언가 새로이 시작하고 싶나 보다
어쩌면 성장하고 싶은가 보다
십여 년 전
건강보험 공단에서 특별히
'생애 전화기검사' 통지가 왔을 때도
난 마냥 명랑하기만 했는데
호르몬이 나를 일찍 재우고
또 나를 일찍 깨우는 이 시점
오십들은 '성장'이라는 희망을 품고 싶은가 보다
나도 동네에서
지팡이 짚은 할머니를 마주칠 때면
또 유튜브에서
'시니어 요가' 와 '시니어 발레'를 찾아보는
나를 볼 때면
이후,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구글 알고리즘은 퇴행성 관절염 약 광고를 띄워
줄곧 내 처지를 상기시킨다
그런데
이제는 몸도 마음도
영글지 못하고 시들 일만 남은 것 같은
나이 오십에
'오십에 읽는 주역'을 쓰신 강기진 선생님은
오십너머서도 '성장할 수 있다' 하신다
그리고 그 오십의 성장은
'지팔 지꼰'
즉, 내가 꼬아버린 팔자가 있다면
'그것을 풀어가는 것'이라고
오십에 이른 이는 이제 자기 인생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된다.
......
이전까지 살아왔던 땅의 세상을 내려다보며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음을 뜻한다.
그에 따라 자신의 기질을 넘어 스스로를 객관화하는 것이 가능하고, 더 이상 운에 치이지도 않는다.
변덕스러운 우연에 휘둘리지 않으며 그 고삐를 틀어쥐고 주인의 삶을 사는 것이다.
......
<오십의 주역: 오십은 용이 비로소 하늘에 오를 때다>
'성장의 희망'없는 내 오십의 아침은
부끄러움과 회한에 매캐했다
하지만
'성장의 희망'을 품은 내 오십의 아침은
그 어느 때보다 청명하다
그럼, 이제 결자해지(結者解之) 타임
이걸, 시작하려니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린다
20대의 그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