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러닝_영도깡깡이마을
찹찹한 바람이 불어오면 마음에도 보신이 필요한 법.
내가 사는 삶이라는 것이 어느 순간 나의 주도보다는 타인에 의해 맞춰 살아내고 있더라. 혼자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함런의 짜릿한 경쾌함에 취해 나의 주도가 아닌 그들의 주도하에 달리고 있는 나를 본다. 내 안의 목소리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 이 쫓아가려 애쓰는 마음꼴이 우습게 느껴지던 날이 있었다. 꼭 저 기름때처럼 타인에게 질척대고 있는 것만 같아 나 자신을 지워내고 싶은 날이 있었다.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사회적 인간으로서 주변사람들로부터 애정과 관심, 존중, 소속감 등과 같은 욕구를 충족하며 그 관계 속에서 자아를 확인하고, 정체성을 충족하며 살아가길 원한다.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나의 자아가 그들 사이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받아들여지는 느낌을 받을 때 안정을 느끼고 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때로 그러한 사회적 관계는 갈증을 낳고 갈증은 때로 목이 말라 갈구한다.
타인의 마음으로도 채울 수 없는 마음이 있다. 타인의 시선과 관심은 결국 그들의 것이지 내 것이 되지는 못한다.
타인의 시선을 받아먹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보다, 내가 나를 더 끈적하게 바라보아야 할 일이다.
더 끈적하게 보듬고 어루만지고, 사랑할 일이다.
6월 24일 오후 7시 42분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건 나의 마음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