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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홍 Oct 22. 2024

먼지들의  놀이터

먼지도 난다. 그 바람에 난다.



가끔.

내가 아주 작은 먼지라고 생각하면

세상이 커다란 놀이터처럼 여겨져요.



존재의 무게도

삶의 대단한 의미도

검뎅이 먼지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거예요.


그저 스치듯 내려앉아

먼지 조금 털어내고,

먼지 조금 묻혀가며,

영원히 없어지지도.

영원히 존재하지도 않는

무엇의 무엇이 되어

그 순간에 건배.






그렇다.

나는 가끔 내가 먼지라고 확신한다.

내 존재가 이토록 가벼운 먼지라고 생각하면 무엇도 겁나는 것이 없다. 내까짓게 벌이는 일이 뭐 큰 일이라고 머리 쥐어짜고 고민만 해대느냐 말이다. 언제 사라질지 모를 먼지야. 가자. 출똥~!!!


먼지는 난다. 사실은 열심히 달리는 중인데 사람들 눈에는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간혹 훅~하고 바람이 불어오면 세상 가볍게 봉~긋 떠오른다.

가벼워 보이지만 까짓게 무게는 또 나가서 스스로는 발을 구르는게 제법 힘들다.

그 마저도 사람들 눈에는 기특해 보이는지 '화이팅!!!' 또 바람을 일으켜 준다.

먼지도 난다. 그 바람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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